무슨 마음의 준비냐고? 우선은 치과 공포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고, 두 번째는 내 멀쩡하고 불쌍한 어금니를 떠나보내기 위한 경건한 의식과 같은 것이다.
나는 냉동실에서 얼려 놓은 고기를 꺼내어 마지막 만찬을 준비했다. 나는 고기를 많이 좋아하는데 양 쪽 이를 발치해서 회복하는 동안에는 이런 것들을 먹지 못할 것이니 다 먹어치워야 했다. 일주일 동안은 충격으로 동분서주하며 여러 가지를 바삐 알아보느라 내 감정의 상태를 알지 못했는데, 결정을 하고 나니 이제는 온갖 억눌렸던 슬픔이 밀려왔다. 싱크대에서 컵을 씻다가 나도 모르게 푹 주저앉아서 마구 울었다.
생각보다 음식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나는 마지막 칫솔질을 하면서 내 이를 거울을 통해 내 눈 속에 담았다. 다음 날이면 다른 모습이 비칠 것이다. 살면서 이를 많이 빼보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버려도 되는 이가 아니라 영구치이고, 그것도 오랜 우여곡절을 통해 스토리가 쌓인 내 몸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콩알 같은 작은 이를 가지고 방문했던 그간의 여러 병원들과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치과 선생님들과 이 치아를 돌보느라 지불했던 낮지 않았던 비용과 내 삶의 발자취가 떠올랐다.
내 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그간 치아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것이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묘하게 내 몸의 일부에 대해 장례를 치르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일부 실감할 것 같았다. 내 이에게, 그리고 내 몸에게 말했다. "다음에 세상을 떠날 땐, 어느 하나도 먼저 가지 말고, 우리 모두 다 같이 가자"라고. 나는 자동차 부품보다 관리를 못했던 내 몸의 부품에 대해 정말 미안하고 슬펐다.
아침에 일찍 목욕재계를 하고 준비한 옷을 차려입었다. 내 이를 위한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꼼꼼히 머리를 빗고 신발을 신었다. 다이소에서 산 동그란 내 애착인형도 잊지 않았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그 인형을 쥐고 있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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