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장치를 떼기 전, 나는 의사 선생님에게 앞니 치아에 붙이는 고정식 유지장치를 위해 만든 본(인상)을 나에게 줄 수 없는지 물었다. 필요하다면 구매를 하겠다고도 했다. 의사 선생님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다음에 오면 선물로 깨끗하게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나는 기념으로 내 치아 모형을 갖고 싶었다. 그간의 치아교정 시간을 소중히 기억하고 싶었고, 그건 내가 선택한 타인이 내 신체에 남긴 살아있는 기록이자 내가 커미션을 지불한 작품이기도 했다. 내 입안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갤러리처럼 느껴졌다. 그 갤러리 안에 살아있는 치아를 소재로 완성한 의사 선생님의 참신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컨템퍼러리 현대예술의 관점에서 보면 치아교정은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도 완벽히 들어맞는다. 내가 만일 치아교정과 의사였다면, 나는 내가 하는 의료에 철학과 개념과 미학을 더해 컨템퍼러리 예술의 새로운 언어와 장르로 승화시켰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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