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집같이 생긴 집
반에 한 명씩 바보 같은 아이가 있었다.
지능이 아주 낮거나,
집안이 아주 가난하거나.
새로 들어선 아파트 바로 옆에
아주 낡은 집이 한 채 있었다.
그건 집이라기보다는,
'겨우 집'같이 생긴 집이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아니, 학교에서 그 집이 누구네 집인지 알았다.
친구는 겨울에 늘 손마디가 거칠게 터져있었다.
친구는 착했다.
지능도 낮았고, 집안도 가난했다.
이모가 그랬다.
원래 못 사는 사람들은 착하다고,
착할 수밖에 없다고.
그때는 이해를 못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같다.
못된 것도 부의 상징이라면,
그럴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둘이 있을 땐 이 친구와 친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에는
그냥 조용히 있었다.
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이 친구는 착했고,
나는 호기심이 많았다.
이 친구와 있을 때에는 마음이 편했다.
친구의 집을 들어가 본 적이 있다.
들어갈 때 망설였다.
누가 볼까 봐 얼른 들어갔다.
집에는 할머니가 배추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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