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사랑>, 음악 John Lennon - <oh my love>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바로 저기에...
영화 <내 사랑>의 여주인공 모드(샐리 호킨스)는 풍경을 그리는 화가다. 그녀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풍경을 모드는 어떻게 그토록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을까. 모드에겐 남들이 모르는 어떤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걸까?
사실 모드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이다. 선천적으로 절름발이인 그녀를 받아주는 회사 하나 없다. 길을 지나다 걷는 모습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돌을 던지는 사람들도, 세상을 돈(물질적)으로만 바라보는 친오빠도, 심지어 모드와 단 둘이 살며 보호자 역할을 하던 고모마저도 세상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그녀를 배제시키려 한다. 세상 사람들이 보는 모드는 그림 그리는 것 외엔 '쓸모없는 사람'이다. 그녀를 가정부로서 받아들인, 모드가 처음으로 사랑하게 될, 에버렛(에단 호크)은 폭력까지 행하며 더욱 심하게 그녀를 대한다.
내가 왜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모드의 현실적이고 환경적인 부분으로만 본다면, 어떻게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 의문에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써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보여준다. 섬세한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투박한 에버렛에게 천천히 사랑하는 법을 일깨워준다. 빚을 진 사람에게 어떻게 갚을 것인지 따지고 구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누구보다 똑똑하지만 가끔 잊어버릴 수 있으니 내가 적어 놓겠다고 한다. 자기 자신만의 신념에 빠져 세상 사람들이 싫다고 말하는 그에게 "사람들도 당신을 싫어해요. 하지만 난 당신 좋아요."라는 말을 직절적이지만 진심으로 말한다.
모드는 에버렛의 모든 면을 있는 그대로 보려 한다. 그의 방식에 자신의 틀을 끼워 맞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사랑의 시작임을 지긋이 알려준다. 그런 면에서, 초반에 작은 것 하나부터 부딪히는 둘의 관계가 더욱 진솔하게 보인다. 놀랍게도, "이 집의 서열은 나, 개, 닭 그다음이 너"라고 말하던 에버렛이 훗날 "나를 떠나지 말아줘"라며 잠시 헤어져 있던 모드에게 수줍은 고백을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변화가 에버렛뿐만이 아니라 오빠와 고모,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사랑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모드의 시선을 그들도 알게 된 것일까.
난 사랑 받았어요...
사랑 받았다는 마음마저 소중하게 고백하는 모드는 결코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지 못하는 부족함이 있다. 물론 현실 세상에서 이런 마음을 갖기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드처럼 살 순 없어도, 적어도 모드의 세상 사람들처럼 살진 않아야 하지 않을까.
John Lennon의 노래 <oh my love>에 이런 가사가 있다. 어쩌면 구구절절한 긴 설명보다 이 노래 가사들이 모드의 마음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을 것 같다.
I see the wind, Oh I see the trees.
바람이 보이고, 나무가 보여.
Everything is clear in my heart.
내 마음속 모든 게 선명해졌어.
I see the clouds, Oh I see the sky.
구름을 볼 수 있고, 하늘을 볼 수 있어.
Everything is clear in our world.
우리의 세계에서는 모든 게 선명해.
I feel the sorrow, Oh I feel dreams.
슬픔을 느끼고, 환상을 느껴.
Everything is clear in my heart.
내 마음속에선 모든 게 선명해.
I feel the life, Oh I feel love.
삶을 느끼고, 사랑을 느껴.
Everything is clear in our world.
우리의 세계에서는 모든 게 선명해.
My eyes can see.
난 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