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것
아이가 자는 모습이나 아내가 자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사뭇 진지해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괜히 가슴이 뛰고, 좀 더 제대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고, 거룩한 부담감을 재확인하게 된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것, 지킬 수 있는 것만큼 행동으로 옮겨진 사랑이 또 있을까. 몇 달 전 개봉했던 마블 영화 ‘이터널즈’에서 Thena가 Gilgamesh로부터 들은 말이라며 되뇌는 대사가 기억난다.
“When you love something, you protect it. It is the most natural thing in the world.”
“당신이 무언가를 사랑한다면, 그것을 지키게 되죠. 그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사랑하면 지킨다는 말. 이 당연한 말. 그래서일까. 지켜야 할 대상이 있다는 걸 실감할 때마다 막연하게 느껴졌던 건 다름 아닌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님을 이젠 안다. 경제적으로 곤고한 시절을 지내는 분들의 마음은 이 거룩한 부담감 앞에서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된다. 동일한 심정이지만, 동일한 눈물이지만, 의미가 다르다. 그 깊이가 다르다. 무너진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런 순간마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자. 그 무게는 혼자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 거룩한 부담감을 혼자만의 책임감으로 만들지 않도록 하자. 왜인 줄 아는가? 당신이 잠자는 모습을 아이도 아내도 바라보며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다. 함께 간다. 함께 서로를 지킨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 주는 만큼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누군가에겐 주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받는 일을 감사함으로 할 수 있을 때, 그 마지막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함께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사랑이 쌍방향이듯 지키는 것 역시 그렇다. 당신이 지키듯 당신은 지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