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

by 김영웅

망설임


한바탕 비가 퍼붓더니 며칠 연이어 미친 듯이 뜨겁게 달궈졌던 대지가 비로소 열기를 잃었다. 내가 사는 허름한 구축 아파트 건물도 마찬가지다. 창을 여니 오랜만에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피부에 착 감겨온다. 오늘은 에어컨에 의지하지 않고 선풍기를 약풍에 맞춰놓고도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순간을 나는 왠지 그냥 보내기가 아쉬운가 보다. 밤마실이나 나가볼까 하다가, 돌연 호프집으로 새 버리는 내 모습이 그려져 차마 발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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