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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차 데이터분석 교육기획자의 회고와 제언

<테크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는 지난 7년간 데이터분석 교육에 몰입하여 몸을 담아왔습니다. 데이터분석 교육으로만 커리어를 밟아온 것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 같습니다. 우연히 들어온 이 분야에서 잘 버텨왔습니다. 제가 멘땅에 헤딩하며 겪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회고와 의제를 공유드립니다. 테크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의견입니다. 경험에 의해 편향이 발생할 수 있는 개인의 의견임을 감안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 핵심을 중심으로 환경과 시스템 만들기

테크교육의 핵심은 주어진 기간 내에 기술적으로 가장 유용한 무기를 주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실무에 가서 빈도높게 활용할 수 있고, 단기간에 역량성장이 가능하며, 역량 보유 이전과 이후의 차이가 분명한 내용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것을 지원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고, 성장을 위한 피드백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이 교육 설계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시점에서의 비즈니스 요구, 교육생의 상황, 지원가능한 범위 등에 따라 적합한 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애자일, 피어리뷰 등은 위에 의거해 도출할 수 있는 답의 일부입니다.


교육생들이 작게 자주 실패하고 스스로 교훈을 얻어 고속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지원도 스스로의 강한 동기만큼 강력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친절하고 자세한 피드백도 좋은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교육도 테스트 단위를 여럿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보다 목표지향적으로 좋은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설계보다 개선과 변화가 계속되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목표를 보다 잘 이루게 하는 방향의 개선이 진행되는 것을 체험하게 되면,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보다 큰 수준의 변화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교육 자체가 변화의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


2. 기술적 변화와 비즈니스 요구 사이 균형점 잡기

테크교의 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공감하는 시장은 이미 경쟁시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분석가를 들 수 있습니다. 각종 소식에서는 모두가 데이터분석가/인공지능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일을 잘하기 위해서 어떤 환경과 역량기준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찾기 힘듭니다. 정확히는 기준이 있는 회사가 거의 없습니다. 기준이 없으니 채용을 해도 실제 일이 되기 힘듭니다. 유행에 따른 행동은 있지만, 실제의 비즈니스 액션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비즈니스에서의 실행입니다. 기회는 변화, 수요, 가능성 사이의 균형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프로덕트 매니저/서비스 기획자 또는 데이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데이터 엔지니어가 기회의 영역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수요가 있고 공급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비해, 성장의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데이터분석/인공지능을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프로덕트 레벨에서 고려하고 서비스화 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움직임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흐름에 근거합니다


3. 데이터 관리의 사이클과 조직의 데이터 역량 레벨을 감안한 역량 설계하기

데이터분석/인공지능에 대한 유행이 생기면서, 관련된 트레이닝을 받은 인재를 채용하면 그럴듯한 결과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가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최신의 라이브러리를 활용하거나 복잡한 분석방법을 사용하기보다 이미 쌓아온 데이터를 파헤치며 문제를 찾고, 또 어떻게 데이터를 쌓아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SQL 에 대한 트레이닝이 역으로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잘 쌓고, 쌓여진 데이터를 불러오는 게 데이터 관리의 시작입니다. 현실의 데이터 관리를 상정한 역량 설계와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트레이닝 받은 시간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직의 데이터 역량 레벨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잘 관리되어서 있어서 서비스 레벨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지, 데이터 관리를 제대로 다시 해야 하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가 제대로 관리되어 있지 않다면 의미있는 모델을 만들기 힘듭니다. 물론 이는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해당합니다. 조직의 데이터 역량 레벨에 따라 구성원들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어떤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조직들이 데이터분석/인공지능 인재에 대한 컨셉만 가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어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마주합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어떤 지점의 역량이 가장 공백이 있고 주어진 기간내에 성장이 가능할지에 대한 리서치와 판단을 기반으로 역량을 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4. 코딩에서 BI 서비스 적극 활용으로

많은 테크교육에서 코딩으로만 학습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현실의 분석환경과 역량활용 측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코딩을 하지 않고도 분석/시각화 결과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분석의 목적은 문제 발견과 인사이트 도출 그리고 개선이 되어야 합니다. 핵심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훨씬 유용합니다. 태블로, 앰플리튜드와 같은 BI 서비스들이 매우 고도화되어 있고,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여 교육생들이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 도출에 더 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좋은 방향 같습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5. 기술 고도화 vs 분석/서비스 고도화

시장의 수요를 따라 데이터분석/서비스기획/데이터엔지니어링을 적절히 분배한 과정을 설계하거나, 유행을 따라 머신러닝/딥러닝 중심의 기술고도화 과정으로 설계하거나의 선택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주어진 기간과 리소스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찾는 시작은 항상 어렵습니다.


기회는 적당한 선도자적 움직임과 디테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앞서가지는 않지만, 시장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지점을 찾아 고도화를 시작한다면 그게 바로 시장 창출이라고 여겨집니다. 반드시 모든 요소에 변화를 시도해야 의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최소단위를 찾고, 거기에서 개선을 시도하며 점진적으로 방향을 이어간다면 결국 고객과 시장의 인정을 받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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