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장초딩의 어느 봄날.
도서관 앞 자판기에서 식혜를 사달라고 조르는 녀석에게
돈주고 설탕물을 먹이고 싶지 않은 에미의 짖궃은 주문.
우리말과 잉글리시를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믹스'해버리는
녀석의 귀여운 논리에 설득당하고 만 고슴도치 에미.
그날의 비락 식혜는 참으로 달콤했지?
P.S. 이때만 해도 어리석은 엄마는 몰랐어.
얼마 후, 엄마가 너의 이런 보석같은 시간들을 통째로 기억 못하게 될 줄은.
다시 돌아간다면 '그 일'을 피할 수 있었을까?
그리운 아가. 엄마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