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톡
하늘나라에도 카톡이 있었음 좋겠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보낼 수 있게.
엄마가 나에게 대답은 못할지라도
숫자 1이 사라지면서,
엄마가 내가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만이라도 알 수 있었음 좋겠다.
내가 사랑한다고 고마웠다고 그리고 미안했다고 카톡을 보내면
숫자 1이 마법처럼 사라지길 바랜다.
엄마는 카톡을 할 줄 모르셨다. 해외에 거주하는 나는 인터넷 전화기를 이용해 엄마와 연락을 하였다.
그것도 시차 때문에, 일 때문에 그리고 현저히 느린 현지 인터넷 속도 때문에라는 이런 저런 핑계로 자주 통화하지 못했다.
한국에 가 있는 동안에도 난 엄마에게 카톡 사용법을 가르쳐 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난 그냥 엄마는 이런 게 필요 없을 거라고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지나가는 말로 엄마가 그건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었을 때, 엄마를 붙잡고 앉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난 지금도 두고두고 후회를 한다.
만약에 내가 엄마에게 카톡을 가르쳐 주었다면, 엄마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항상 내가 잘 지내나 걱정하시던 엄마에게 더 자주 연락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부질없는 후회와 죄책감이 나를 사로잡는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핸드폰을 보다 엄마가 아빠와 친구분들에게 보낸 문자를 읽어 보았다.
친구 분이 카톡으로 연락하라고 하자 본인은 카톡을 할 줄 모르니 문자나 전화로 연락하라고 답장을 보낸 것을 봤을 때는 엄마의 멋쩍은 웃음이 떠올랐다. 그래서 내 가슴 한켠이 또 아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