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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May 12. 2023

MZ의 이민계획

자주적인 삶, 나 보호하기

B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b씨는 캐나다가 아닌 한국에 거주중인 대학생이었다.

평소 브런치글을 찾아보는것이 본인의 취미인데, 여행을 가려고 글을 검색해본 결과 내 글이 본인의 낚시질에 얻어걸려 나를 알게되었다고 설명한다.


"저는 한국의 서울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들어가기 쉬워졌다고 어른들은 말하는데, 우리사정은 또 그렇지 않아요.

아이들이 줄어든 만큼 정원수에 비해 지원자수는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특정과에 모이고 있는 현실에 상위권학생은 상위권대로 더욱 경쟁이 과열되거든요.

특정 학교 특정 과 진학에 나름 실패한 마음을 감추려 현재 서울 4년제 명문여자대학교에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학과생활을 하고 싶은데 도무지 나 자신이 실패자라는 생각에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고, 공부도 집중되지가 않아요. 벌써 입학한지 2개월이 지났는데도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듯 해요. 글을 보니 캐나다에서 유학중이시라고요? 캐나다에 가면 뭔가 다를게 있을까요?보다 2배가까이 많은 나이에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공부를 제또래아이들과 함께 하신다는 글만봐도 뭔가 다를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고싶은 말은 많았지만, 언어를 재정비하기 위해 한동안 대답을 공들이려 노력한 후, 성심성의껏 대답해드렸다.

참고로 난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묻는 팝업질문을 상당히 좋아한다. 나의 사고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얻을 수는 없고, 한국에서는 그것을 첫번째로 크게 직감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대학입학이 아닐까 합니다. 노력이라는 것을 하고, 평소 그 노력에 부흥이라도하듯 성적또한 잘 나와주었기에 나의 인생은 내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결론을 맺기도 하죠. 그런데 어떻하죠? 저도 나이 많으신 어른들에 비해서 오래 산 사람이라고 볼 수 는 없고, 아직 실패할 기회가 훨씬 더 많은 젊은 사람인걸요. 열아홉살 수능을 볼 때와 지금 현재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 노력과 기대에 반대되는 결과를 얻었을 때, 생각하는 방식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일거라고 봐요. 내가 노력한만큼, 내가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면 99%의 예상치에 적중한거고, 노력과 기대결과가 정확히 일치했더라면 그건 1%의 행운을 거머쥔거라고 생각해요. 인생맘대로 안되요. 계획하고 통제했다고해서 내가 원래 계획하고, 목표했던 결과와 일치 되는일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하고, 결혼생활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앞으로 삶이 산발적으로 뻗어갈 수록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꼭 나쁜 것이기만 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99%의 예상과 빗나간 결론을 맺었을 때, 주체자의 대응방법에 따라 그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경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즉 1%의 성공률에 적중하는 것보다 차원이 다른, 훨씬 더 큰 기쁨을 줄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겁니다. 삶은 정말 모험같아요. 실패하기때문에 또 다른 문이 열리고, 또 그 문 안에서 내 삶을 개척해나가는 재미가 있죠. 실패 라는 단어보다는, 어라, 예상과 빗나갔네, 또 어떤 문이 열리려고 그러지? 하고 기대하는 삶을 살고, 또 그순간 최선을 다하시면 됩니다. 기진맥진해서 도전할 힘조차 없다구요? 그건 본인이 실패자 낙오자라는 생각을 해서 입니다. 실패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면, 부정의 열매가 주렁주렁 맺혀서 실제의 부정적인 가치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어마어마하게 본인에게 해가 되는 힘을 가하거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오늘부터 '실패의 싹 뿌리뽑기'에 도전합시다. 하나씩 하나씩 겉어내고, 새롭고 재미난것들로 채워넣다보면, 사회의 요구보다는 진정한 나 자신의 욕구와 흥미에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시는 것 어떨까요. 시간이 좀 걸릴거에요. 펑펑울다 기진맥진해서 한잠 자기도 하고, 밥먹고 살찔까 운동도 하고 그렇게 자기자신을 달래보세요. 쉽지 않지만, 본인을 향한 인내심과 집념이 자신을 보호하고 성장시킵니다. B 님에게 열린 새로운 세상에서 b님은 주체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또 어떤 실패"들"을 하고, 또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가 저는 너무너무너무너무 기대됩니다."


저는 지난 37년의 제 삶 동안, 도전과 낙심과 실패"들" 끝에, 진짜 성취의 맛을 알게 되었거든요.


씩씩하게 저에게 연락하고, 조언해달라 간청해주신 B님의 삶에 행복과 건강을 빌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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