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망한 기집애
HSP 인간의 욕망과 욕구불만 3.미혼여성기
스무살,
재수과정없이 대학에 바로 들어간 나는 사회적으로 무난한 대학생여자사람이었다.
특별한 목적이나 목표가 있어서 대학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남들도 그렇듯 그저 사회적으로나 가정안에서 내가 멀쩡한 1인으로서 수용되기 위해 마땅히 거쳐야할 관문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수능을 보았고, 재수능이라는 '자기거부' 또는 '자기수용을 위한 노력' 없이 학교에 입학했다.
그다지 만족스러운 수능점수는 아니었지만, 서울 4년제라는 인간들이 그저 말하는 기준범위안에 들어가는 학교에 매년 각종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는 성적 좋고 깔끔한 학생이었다. 전공을 하나 하는 것도 불충분하다고 여겨, 이왕이면 같은 기간안에 전혀다른 전공 한개를 더 선택해 학점을 이수하며, 졸업장과 함께 두개의 학위를 딴, 휴학계를 내고 일년간 한 정당에 소속되 일을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는지 배우며 남자들의 사회생활을 배우며 한달한달 용돈 그 이상의 돈과 '인턴'이라는, 나중에 이력서에 쓸 '경력'하나를 만들려 매일 아침 붐비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여의도의 한 연구소로 9-6출퇴근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곳에서의 경험은 40대 이상의 꽤나 학벌 좋고, 직업 좋고, 경력 좋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성격이 좋은 순으로 1에서 50위까지 순위를 혼자 매겨보기도하고, 각각의 인격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면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 혼자 골똘히 고민해본 기회이기도했다. 그렇다 나는 사회생활 안에서도 각각의 인격체에 이름을 매기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탐구하는 것을 좋아했다. 모두 같은 넥타이에 같은 양복을 입은 비스무레한 아저씨들로 해석될 수 있었지만, 나의 섬세 레이더에서 그들은 개성이 뚜렷한 각각의 인격체였다. 그 중 한분은 나에게 글과 관련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던 경험이 있다. 나름 신뢰도가 높은 분이라고 생각하고, 무리 중 가장 영리한 물리학자이시라 그분의 말씀이 내 마음에 큰 힘이 되었다. 꼼꼼하고 섬세하고 수정을 잘 본다, 글과 관련한 일을 하면 좋겠다는 그분의 조언은 지금도 나에게 큰 울림이 된다.
Seducer
직장 밖,
또래 관계안에서 나는 이성에게 참말로 유혹적이었던 것 같다.
항상 미니스커트를 즐겨입고, 스타킹을 신고, 하이힐을 신었다. 그런 나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참 성적 매력이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남자가 나를 만진다면 어떨지, 내가 어떤 소리를 내면 남자가 같이 흥분할지,팬티를 벗고 스타킹을 신는 게 좋을 지, 속옷의 어떤 느낌이 나와 상대를 흥분시킬지 그런 야릇한 상상을 하며 남자를 보았다.
항상 나의 유혹은 성공적이었다.
그렇다고 유부남이나 임자있는 남자를 건들인적은 없다. 사회적 수용이 중요했던 나 라, 또 독립성이 중요했던 나라, 임신이라도 하면 그동안 지켜온 나의 생존전략에 거대한 영향이 미쳐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래 남자애들이 나를 많이 좋아했지만, 나는 도무지 그들에게 어떠한 매력도 느끼지 못했다.
너무 어리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클럽에 가거나 남자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고, 의외로 성관계에는 보수적이었지만, 나는 항상 그런, 야한 상황을 상상하며 남자친구를 대했다.
이런 나의 태도를 전문가들은 남자의 힘과 권력 그리고 지배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어린시절을 보낸 여성들의 생존방식이라 말한다.
스스로 어린시절부터 아빠와 엄마의 관계안에서 불평등을 보고, 견뎌오는 엄마를 보며, 내가 살아야할 방식은 남자를 유혹해 굴복시키는 것이 유일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럼으로서 나의 슬픈 감정, 즉, 무가치함이나 좌절감, 엄마 입에서 흐르는 핏물 등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가 직, 간접적으로 받은 가정폭력을 뛰어넘는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그것에서 끝난다면, 정말 나의 생물학적 조건과 환경안의 가장 이상적인 생존 및 방어전략이라고 나의 행동을 평가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딱 한사람과만 야릇한 관계를 보냈기에 성병이라든지 각종 질병의 위기에 놓여질 상황은 내 스스로 막을 수 있었지만, 여성의 몸은 애초에 '임신'과 '잉태' 라는 과업을 갖고 있기에 100퍼센트 완벽한 방어전략이라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