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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Dec 28. 2023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내면아이를 성장시키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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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들을 보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이다.

내 아이 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 만나는 아이들만 봐도 눈에서 하트가 뽀글뽀글이다. 내 단짝 네팔친구는 나는 교사가 천직인데 왜 바꾸겠다고 그 힘든 길을 가겠다고 이 고생이냐며 눈을 흘긴다. 그 힘든 이민 초기기간에도 아이러닉하게도 나를 웃음짓게 하는건 갓난쟁이인 우리 큰아들이었고, 큰아이가 3살되던해에 태어난 나의 막둥이 작은아들이었다. 누가보면 아이들때문에 힘들지 않냐지만 나는 반대다.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몸에 그나마도 온기가 난다.


아이들을 키우는것은 나의 어린시절을 돌보는 일이기도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항상 부모네들을 보면서, 자기가 가난했으니 애들에게 돈치장 시켜주려 각종 명품을 발라대는것이며, 공부못한 자신의 한을 풀기위해 아이들을 죽도록 공부시키며, 가난한 사람을배우자로 만났기에 결혼에 그리도 깊이 관여하는거라며 사카스틱하게 반응했는데, 사실 좋게 해석하면 자식을 통해 자기자신의 어린시절, 지나간 과거를 재조합하는 과정이라고도 보인다. 이게 충분한 사고과정을 곁들이고, 반성하는 능력이 동반된다면, 생산적인 과정이 될 수도 있는거란 생각이다.


결혼하고 아이 낳는과정에 상당히 회의적인 나 였지만, 아이들이 나의 마음속에 작용하는 흐름을 보니, 내 아이들의 존재는 나의 마음속 어린시절 외로움을 따뜻하게 돌봐주고 있는거였다. 어찌보면 혼자서는 절대 이루지 못할 어린시절 상처에 대한 치유를, 내 아이와의 깊은 관계발전과 사랑을 주는것으로 극복하고 있는 나이니, 아이들은 내 마음의 수호천사이다.


아이들을 외롭게 하는 것에 대해 나는 극도의 불안이 있다. 내가 외로웠어서다. 7학년인 아이는 엄마 없이 낮 2시간정도는 혼자 있을 만 하다 판단해 요즘 나도 아이를 조금씩 독립시키는 단계를 걷고 있다. 학교가는 아이, 유아원가는 아이는 어린시절 엄마로부터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분리불안을 겪는다던데, 생각해보면 우리집의 경우 아이들이 처음 킨더에 입학할때 분리불안을 겪은 건 나 자신이었다. 애들을 모두 어린이집 거의없이(엘리전 5개월제외) 가정보육만을 한 것도 나의 선택이었고, 모든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먹이고, 영어도 가르치고, 놀이수업도 진행하고 매일매일을 거의 유아학교처럼 보내면서 아이들에게 최상의 보육환경을 제공해주기위해 힘썼었다. 남편의 질투가 있긴햇지만 나는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애써 안고 엎고 길러낸 아이가 처음 킨더에 가던날을 나는 잊지 못한다. 학교가 내 아이들을 빼앗아가는 것 같아 펑펑 울던 그 때였다.


킨더 일년간 불안때문에 얼마나 선생님을 괴롭혔는지 모르겠다. 물론 안다. 나도 교사였기에 엄마들이 어떻게 행동할때 괴로운지를. 그것이 본인의 분리불안때문임을 너무도 깊숙이 이해하기에 내가 엄마가 된 후 교사로서일할때는 처녀교사시절보다 엄마들에게 인기가 좋고 실력있는 선생님으로 통했기도했다. 엄마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선생님이었기때문이다.


상처가 꽃이 되었던 셈이다.


성인이 된 내가, 어린아이들을 볼때 어린시절의 상처가 올라와 불편하지 않냐 묻는 사람이 있지만 전혀다. 나는 이미 성인이므로, 아이에 비해 절대 우위에서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사랑하며 보호해줄 수 있기때문에 평소 앓고 있는 불안이 없고 내 마음이 편하다. 밑빠진 독이 매꿔지는 유일한 일은, 내가 어린아이들을 대할 때 이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사랑해주며, 나의 내면아이도 사랑해주고, 성장시키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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