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소외감과 감정의 침잠, 억제

by 후루츠캔디

오늘은 그토록 기다렸던 날, 동생이 집에 오는 날이다. 장기입원 후 퇴원말이다!

온전히 입원으로만 진행되던 항암 1,2차 치료과정이 끝내고, 외래치료와 방사선, 그리고 입원과정이 함께 이루어지는 항암치료 3차과정이 왔다. 이 3차 과정을 비롯한 뒤의 과정은 앞으로 5년 넘게 지속될 테지만 어쨌든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동생과 엄마가 집에 온다. 이제 드디어 동생의 장기입원은 없다.

동생이 집에 도착하면 예전보다 10배 아니 100배는 잘해줄거다.

나는 그때까지 인식할 수 없엇다, 상황은 매우 빠른 속도로 동생이 아프기 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걸...


가장 먼저 놀란 점은, 동생이 집에 올 때 함께 온 커다란 짐꾸러미들이었다. 분명 아빠, 엄마가 입원중인 동생을 위해 집에 있는 물건들 몇개, 속옷 몇 벌만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그 아이는 양손에 넘치도록, 엄마의 손도 빌려 온갖 선물들을 가득 안고 집으로 왔다.


'이건 입원실에 있을 때, 외롭지 않게, 안고 자라고 받은 커다란 곰인형, 퇴원할때 입으라고 받은 원피스, 그리고 입원복이 지루할 때 입으라고 받은 형형색색의 예쁘장한 옷과 신발들. 장난감, 책...이건 누가 준것, 저건 누가 준것...' 항암치료 중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니 모두 삭발한 동생의 건강을 기원하는, 머리가 예쁘게 길면 꼭 꽂으라고 받은 화사한 머리띠와 머리핀까지... 모두 예쁜 것들뿐이잖아. 나는 내 손으로 깨끗하게 세탁한 낡은 겨울남방 딱 2장으로 두 계절을 버텼는데, 동생은 봄,여름,가을, 겨울을 아주 두 손 두 발에 다 걸치고 왔다.


그 전에는 나를 둘러쌓던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동생의 입원기간동안 그 아이를 위해 선물과 관심을 주며, 용기를 준 흔적들 이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후루츠캔디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남편과 팔씨름을 하며 무력감을 맛볼 때, 가장 마음이 푸근해지고 편안해지는 사람

36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3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