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않는 걸음을 걸었을 때
열다섯 번째 마음,
겉돈다는 말의 의미를 머리로만 이해했던 적이 있다. 겉이 있고 속이 있어 두 편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 결코 화해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겉과 속의 경계를. 뒤늦게 그 말에 담긴 감정을 느낀 건 내가 겉의 세계에 속하게 되었을 때였다. 단단한 경계의 바깥에 서서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수히 맴도는 걸음을 걸어야 했을 때. 그 무거운 외로움을 홀로 져야만 했을 때. 겉돈다는 말의 감정은 겉이 아니라 돈다는 사실에 있다는 걸, 나는 그때야 알았다.
* 매일의 감정을 기록합니다.
* 말글 ⓒ your_dictionary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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