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2일
문득 얼마나 많은 걸 ‘모르고 사는가’ 생각하였다. 만물박사 같은 지식이 아니라 좁은 분야의 조그만 부분이라도 제대로 알고 싶은데, 안다는 것, 어떤 의미로 살아 있는 지식이란 이미 검증된 권위의 책에 나온 이상으로 변해간다. 이를테면 요즘 세상의 앎이란 어느 때보다 유동성을 띤다.
이미 안다고 생각한 것들이 ‘착각이었나’ 싶을 때, 깊고 까만 호수의 얇은 얼음 표면을 밟은 긴장과 다시금 자신의 식 式으로 해석하고 싶은 욕구가 엇갈린다. 그래서인지 대체로 삶은 지루하지 않았다.
바쁠 때는 그 산더미 같은 일과 일의 사이를 허우적댄다. 별안간 스며든 적막에 허무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미 안다고 생각한 것을 새로 발견하고 싶은 날이 때때로 온다. 가능한지 아닌지, 옳은지 그른지는 자신만이 판단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매일은 결코 매일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