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2일
세월호 참사가 벌써 10주기를 앞두고 있다는 데 놀랐다. 살아 있었다면, 제대로 구조했더라면 서른 남짓 되었을 아이들이었다.
많이 흐려졌으나 조금만 정신을 집중하면 여전히 그날이 꽤 생생하게 떠오른다. 정치가 아니라 사람의 일이었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빠져나가기에 바빴다. 엄밀히 말해 관계없는 (나 같은)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왔고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싸움을 한다. 준엄한 국민이라는 단어는 편하게 쓰이고, 또 금세 그 효용이 사라진다.
22대 총선이 끝났다. 얼마간 정치와 그 후폭풍이 온갖 뉴스를 뒤덮을 것이다. 오늘은 별다를 것 없이 바쁜 평일이고, 주말을 앞둔 금요일 하루일 뿐이며, 할 일은 여전히 추운 겨울 밤새 내린 폭설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잠시라도 그날, 혹은 그 사람들과 생명들을 생각하자고 혼자 마음을 먹어본다. 기억하고 잊지 않음으로써 이어지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