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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 Sukwoo Aug 29. 2015

목적이 없는 글

그저 일기처럼.

무언가를 표현하는 도구 중 '글'만큼 손쉽고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그러나, 그러므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어려운 것도 없다. 그저 목적 없이 쓰는 일기 같은 글이, 내가 직업적으로 행하는 글보다 사실 더 매력이 있고 또 마음을 당기는 힘이 있다.

'브런치 brunch.kr'라고, 다음카카오가 새로 만든 글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종종 글을 올린다. 처음 이 앱에 들어가면 여러 종류의 글이 나열되어 보이는데, 나름대로 '선별'되어 있는, 일종의 '대문'에 오른 글들을 보면 종종 아쉽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표현한 글을 만나볼 창이라는 점은 물론 반기지만, 어쩐지 이곳에서조차 '목적'이 분명한 글, 그러니까 읽었을 때 어떠한 이유가 되더라도 독자에게 '이로운' 글이 더 대접받는가, 싶어서 말이다.

여느 표현 매체 중에서도 나름 고고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고 생각한 글조차 결국 대형서점의 가판대 중앙을 차지한 뻔한 여행과 패션 책자들처럼 소비하는 것이 대세라고, 남들은 부르는 것일까.

항상 목적이 있는 글로 직업의 성취를 이뤄왔지만, 언젠가는 그저 수필이고 일기로만 글을 써내려 보고 그것이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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