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4 05:13
아이팟 iPod을 처음 접했을 때 그것은 일종의 새로운 세계였다. 엠피스리 mp3 플레이어는 그전에도 여럿 있었고 그전에는 시디 CD 플레이어와 엠디 MD 플레이어를 썼지만, 아이튠스 iTunes라는 조금 불편하고 생소했던 프로그램을 감수하면서도 디자인부터 그 안에 들어간 내용까지 반해서 쓰게 되었다. 내가 산 아이팟은 4세대 컬러와 1세대 터치였다. 그 후로는 아이팟 대신 아이폰 3GS와 4S를 샀다. 아이팟 4세대 컬러는 잃어버렸고, 터치는 집 책상 둘째 서랍에 잠들어 있고, 아이폰 3GS는 어머니에게 넘겼다.
종종 초창기 아이팟을 볼 때가 있다. <스펙트럼 spectrum> 매거진 인터뷰를 위해 현대카드 디자인랩 오준식 이사님 사무실에 갔을 때, 그보다 전에는 좋아하던 편집매장 블러쉬 Brush에서였다. 처음 나왔을 때는 분명 신세계이자 문명 文明의 이기 利器였는데, 이제 제법 시간이 지나 오래된 기계들을 보면, 그것은 디지털 문화의 첨병 尖兵임에도 아날로그 시대의 무언가를 본 것처럼 아련할 때가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기준도 훗날 언젠가는 그렇게 변하지 않을까. 오래되고 낡은 티브이와 라디오도 처음 나왔을 때는 새로움이자 최첨단이었던 것처럼, 새로운 것을 접할 때 느끼는 감정도 결국 흐르는 것들의 과정일 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