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대비였고 이상한 기분이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컬렉션을 보고 나오는데 바깥이 하도 시끄러워서 보니, 시위하고 있었다. 거리 행진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국노점상연합회와 노동당과 대통령의 퇴진과 온갖 진보의 단어들이 적힌 깃발과 보호자를 동반한 장애인들과 차 안에서 확성기로 우렁차게 최저 임금과 빈곤 문제를 호소하는 여자 대학생 목소리가 사방이 막힌 교통 상황만큼 거리를 채웠다. 한쪽에선 쇼를 하고 한쪽에선 시위를 하는데, 문외한에게 전자가 좀 허영처럼 보이긴 해도 그 또한 모두 먹고살자고, 생존을 위해 하는 일이긴 했다. 묘한 대비였고 이상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