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6일
벌써 2주기라니.
세월호 사건 당일, 서울시청으로 어떤 디자인 관련 심사를 보러 갔습니다. 1층 로비에 많은 사람이 점심 먹고 모여서 걱정스럽게 TV를 보고 있던지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심사에 들어가기 전 본 속보와 몇 시간 후 상황은 완전히 반대였고, 이후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정말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눈물 흘리던 정치인들, 나랏일 하는 분들, 솔직히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얼마나 영악하고 표독한지 알 수 있었어요. 이 사고이자 비극에 '국론' 운운하며 색깔로 물 흐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도 참 실망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단순하지 않은가요. 사건의 진상 규명, 책임자 엄벌, 확실한 사과와 위로(인양 작업은 진행 중이니 뺐습니다).
설사 감정을 다 놓고 '법'만으로도, 위정자들이 좋아하는 원칙에 입각하여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도 이 나라에서는 정치 논리가 개입하고 있으니, 어려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감의 와중이며 다른 일도 끝없이 밀려 있습니다만, 몇 시에 마치든지 오늘은 꼭 추모의 마음을 떠올리려고 합니다. 동감하시는 분들도 꼭 그러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