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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국 Jun 22. 2022

하루 휴가 생겼을 때 하기좋은 일

퍼스널컬러부터 속눈썹펌까지

어제는 창립기념일 휴무였다. 25일 친구의 결혼식을 앞두고 모두 들떠있는 가운데, 나 역시 6월 들어 피부과 시술, 화장품과 옷 구입 등 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 오던 차... 떡하니 생긴 평일 휴가에 무엇을 해야만 빠르게 예뻐질 수 있을지 급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저분해 보이는 머리를 염색하기로 결정하고 우선 샵에 예약. 나머지 시간은 무엇으로 보내면 좋을지 후보를 찾아봤다.


★ 퍼스널컬러 진단 - 유명한 곳은 최소 한달 전에 예약해야 함

염색을 하려하니 무슨 색깔로 하는게 좋을지.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아보고 싶었다. 남편에게 늘 옷색깔 잘 못고른다는 핀잔을 듣던터라 한번쯤 꼭 해보고 싶었는데. 하루 전에 급히 예약하려 알아보니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아마도 최근 나혼자 산다 전현무가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은 탓도 큰 것 같다. 그가 진단을 받았다는 '컬러플레이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퍼스널컬러 유명 진단샵들은 7월초까지 예약마감이었다. 1시간동안 강남 일대의 퍼스널컬러 샵들을 샅샅이 뒤지고 1대1 문의와 전화를 돌려봤으나 모두 마감... 전문샵들 말고 퍼스널컬러+헤어염색+메이크업을 묶어서 하는 미용실들도 꽤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전문성이 떨어질 것 같아서 관뒀다.


전현무가 찾아갔던 컬러플레이스


*기왕 알아본게 아까우니 나중에라도 하려고 리스트를 적어둔다(강남 기준)

-1대1 기준으로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 맨 얼굴로, 하얀 티셔츠를 입고 가는게 좋음.

 가격은 최소 8만원 ~ 12만원선, 2인 이상 할 경우 할인폭이 크니 친한 친구랑 가도 좋을듯.

-컬러플레이스 (전현무 출연. TV에 나오신 그 분이 유명한듯하나 현재 문의폭주로 게시판 답변에도 3~4일..)

-컬러예보 (연예인이 많이 한 곳이라고 알려져있음. 7월초까지 마감)

-한국패션심리연구원 (왠지 신뢰가 가는 이름이라 저장해둠. 예약은 조금 여유있는 편)  

-웜앤쿨 퍼스널컬러진단 (잘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7월초까지 마감)

-컬러라이즈 (이 분야 대기업형 체인으로 여러 지점, 가격이 저렴한 편)

-컬러가산다 (컬러라이즈와 유사하게 여러 지점, 가격이 저렴한 편)

-이 분야에서 유명한 '유이레' 라는 분도 있다고 한다. 망원동에 위치해 있고 내달 예약을 전달말에 받는데 3초만에 마감된다고... 가격은 90분에 15만원이라고 함.


*미용실인데 퍼스널컬러진단을 해주는 곳

-에코쟈뎅 청담점 (퍼컬진단 20분+염색, 퍼컬진단 60분+헤어메이크업 이런식으로 세트화해서 판다)


★ 2번후보. 속눈썹펌 or 속눈썹 연장?

친구의 추천으로 예약을 했다가 일정이 변경되면서 드랍했다. 예약한 곳은 선릉역 근처 '디나인 속눈썹'. 생활의 달인에 속눈썹 달인으로 출연한 분이 원장이라고 한다. 대부분 샵 가격은 4만원 선. 속눈썹펌은 속눈썹을 빠짝 한올한올 올려주는 시술이라 뷰러를 안해도 한 것 같은 효과가 한동안 유지된다고 한다. 그래서 눈이 1.5배 정도 커 보인다나? 대부분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다.

속눈썹 연장은 조금 호불호가 갈린다. 눈썹을 붙이는 시술이다보니 시술 후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고, 눈을 잘 비비는 사람은 금방 떨어지기도 하며.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면 본인 속눈썹도 나지 않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마스크 일상화로 눈과 눈썹 시술 매출이 부상했을거 같다..


★ 3번후보. 눈썹/아이라인 문신

아픔과 비용에 비해 얻는 효과가 드라마틱하다. 눈썹은 그나마 참을만한 아픔이지만 1~2주간 짱구 눈썹을 해야해서 결혼식때 어색해 보일까봐 시도하지 않았다. 아이라인은 무지 아프고 붓기도 3~4일 갔던 기억. 다가올 중요한 이벤트 없이 날 위한 하루가 또 생긴다면 요걸로 했겠지만 토요일 이벤트를 위해 요건 드랍.


★ 4번후보. 결국 한 것은 목욕탕 가서 세신하기 - 만족도 300% !!!

코로나 3년 내내 늘 그리워했던 목욕탕에 가고싶었다. 사우나 마니아인 친구 1명은 작년부터 마스크하고 이미 목욕탕 다니고 있다고... 그래서 용기를 내서 목욕탕에 일찍 갔다. 아침 7시에 가서 1시간 반 정도 완전 힐링하고 왔다. 세신사님이 얼마나 시원하게 세신해주셨던지 팁으로 만원을 더 드림. 때를 미는 작업은 조금 거칠긴 하지만, 마사지와는 비교되지 않는 개운함과 시원함이 있는 것 같다. AI가 모든 직업을 대체해도 세신사는 대체할 수 없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전신 마사지를 포함할 수도 있고 일반 마사지샵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세신받으며 목욕의 신을 떠올렸다.. 세신사 리스펙트!



초등 첫째의 학교숙제로 문화유적지 보고서를 써야해서... 날 위한 시간은 오전으로 마무리했다. 목욕탕 세신 후 샵에 가서 염색하고 첫째를 픽업하러 집에 왔다가. 다시 같이 지하철 타고 선정릉에 다녀왔다. 무려 만 오천보를 걸어다닌 폭염의 하루.


캐나다를 떠오르게 하는 선정릉 숲속



머리가 마음에 들었는데 퇴근한 남편이 색깔이 이상하다고 막말을 하는 탓에 기분을 잡쳤다. 자기 전 우울해서 좀 울었더니 악몽까지 꿨다.  나는 그저 나를 가꾸는 것, 변화를 줬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어울리는지 아닌지, 나에게 맞는 컬러인지 아닌지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좀 스트레스 받는다. 한국은 유독 그런 수치화된 데이터를 좋아하는 것 같다. 16가지나 되는 MBTI를 줄줄 꿰고있는 사람들도 그렇고, 봄웜이니 겨쿨이니... 전문가에게 상담받아 정해진 자신의 톤을 신뢰하고 그에 따라 화장품을 사거나 옷을 찾는... 그닥 디테일하지 못한 나로선 나에게 어울리는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40년동안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좀 한심해지기도 한다. 얼른 퍼스널컬러부터 찾고... 그 다음에 다시 나를 위한 투자를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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