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는 게 뭐길래?
맞다
맞다는 말을 주로 언제 쓸까?
내가 쓴 답이 다 맞아서 백 점을 맞았다. 손님을 맞이하였는데 그만 눈이 맞고 마음이 맞았다. 올 겨울 같이 눈을 맞기 전에 독감백신을 먼저 맞기로 했다. 주책맞게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아줌마 참 곰살맞다. 그래서 손바닥을 맞으려나? 맞네 맞네.^^
맞다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뜻이 참 많다. 참 다양하게 쓰인다. 우리가 살면서 많이 또 흔하게 쓰는 말 중 하나이다. 추임새를 넣거나 상대의 말에 동의할 때는 별 뜻 없이 사용하기도 한다.
'맞는다'는 것을 무엇일까? 뭐가 맞아야 좋은 걸까? 생각해봤다. 한 사람이 떠올랐다. 마음이 잘 "맞는" 동무. 맨 처음 혼자 걸었던 1코스를 제외하고, 나의 모든 올레 여정에는 늘 그녀가 함께였다. 내가 운전을 하면, 옆자리에 앉은 그녀는 목적지 주변 주차장을 찾는다. 경로상에 있는 카페를 검색해서 알려주고, 맛집 검색도 그녀 담당이다. 주차단속 카메라가 있는 길에서는 내가 주변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그 자리에 오는 동안 그녀는 커피를 사 온다. 그렇게 김밥도 사고, 물도 산다.
맨 처음부터 '너는 이 거 해, 나는 이 거 할게.' 약속했던가? 우리는 각자의 역할을 딱히 정해두지 않았지만 차츰 그게 익숙해졌다. 각자에게 딱 맞는 역할을 알아서 척척 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 것이다.
외향적인 나와는 달리 그녀는 내향적이고 수줍음이 많다.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내가 하는 말에 환하게 웃었고, 가끔은 눈물을 보이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 성격도 취향도 참 많이 달랐지만 우리는 걷는 것을 좋아했다. 그 공통점 하나로 출발했다.
우리는 자주 동네를 함께 걸었고, 아침마다 뒷산을 부지런히 올랐다. 그러다가 '당일치기로 올레길 한 번 가볼까?' 했던 말이 씨가 되어 무려 열세 번을 떠났다. 열세 번의 당일치기 제주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집이 공항과 가까워서? 돈이 많아서? 시간이 남아서? 아니다. 함께 떠날 마음이 잘 맞는 동무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은 무얼까?
척하면 척! 딱하면 딱! 이 되기까지 말로 하지 않았지만 아마 우리는 서로를 생각했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 상대방을 떠올렸으리라.
'내가 이렇게 하면 언니가 조금 편하겠지?'
'내가 이 것을 가져가면 유용하겠지?'
'언니는 이걸 좋아하니까 이걸 싸 가면 맛있게 먹겠지?'
'이런 양말 주면 걔도 잘 신겠지?'
내가 조금 불편해도 상대가 편했으면 하는 마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에게도 주고픈 마음. 그런 조그맣고 비슷한 마음들이, 서로를 위한 작은 노력들이, 배려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우리는 그렇게 '마음이 잘 맞는 사이'가 된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춰진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없게 돼버린 시절 속에서 내가 얻는 보물은 바로 '마음이 잘 맞는 그녀'
우리는 또 떠난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신새벽에 집을 나선다.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내려, 차에서 김밥으로 겨우 아침을 먹는다. 부지런히 올레 길을 걷고, 사진을 찍는다. 맛있는 과즐을 한 봉지씩 사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키드득 거리며 그날의 사진을 보며 피곤함을 달랜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내려 와다다다 달려 횡단보도를 건넌다.
마침내 집 앞에서 손을 흔들면서
"안녕! 오늘도 덕분에 즐거웠어. 고마워"
인사를 하고, 집에 와서 씻고 누우면 우리의 여행은 비로소 끝이 난다.
오늘도 그대 덕분에 걷는 길이 즐거웠다고, 함께 해주어 고마웠다고 다시 문자를 보내고 잠을 청한다. 오늘 밤에는 아마 같이 걷는 꿈을 꿀지도 모르겠다.
이런 즐거운 여행을 함께 할
"마음이 맞는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