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시트로넬올

제라니올의 향기로운 변신, 발효로 피어난 장미

by 체우

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ztraminer)뮈스카(Muscat) 와인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장미 향은 단 하나의 분자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품종 고유의 1차향인 제라니올(Geraniol), 네롤(Nerol)과 함께, 이들의 향기로운 변신을 통해 태어나는 시트로넬로올(Citronellol)이 바로 그 복합미를 완성하는 숨은 주역입니다. 비록 효모의 손길을 거쳐야만 태어나는 향이지만, 그 근본적인 잠재력은 포도에서 비롯되기에 시트로넬로올 역시 넓은 의미에서 '1차향(품종향) 복합체'의 중요한 일원으로 여겨집니다.


시트로넬로올(C₁₀H₂₀O)은 제라니올과 마찬가지로 장미(Rose) 계열의 향을 가집니다. 하지만 순수한 장미 향의 제라니올과는 조금 다릅니다. 시트로넬로올의 향은 제라늄(Geranium) 화분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향과 함께, 상쾌한 풋내(Green Note)와 시트러스 뉘앙스가 더해져 한층 더 청량하고 생동감 있는 인상을 줍니다. 이 향기로운 특성 덕분에 시트로넬로올은 와인뿐만 아니라 홍차, 향수, 그리고 레몬그라스나 유칼립투스 같은 식물의 에센셜 오일(Essential Oil)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와인에서는 OAV(향기 활성 값)9,500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아, 전체적인 아로마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중요한 향기 분자입니다.


시트로넬로올의 탄생은 주로 효모(Yeast)의 생화학적 변환(biotransformation)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알코올 발효 중,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에(Saccharomyces cerevisiae)와 같은 효모는 자신의 대사 활동을 통해 포도에 있던 제라니올과 네롤을 시트로넬로올로 변환시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포도에 소량의 시트로넬로올 전구체(precursor)배당체(Glycoside)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와인에서 느껴지는 대부분의 시트로넬로올은 이 변환 과정을 통해 생성됩니다. 포도밭의 환경 역시 중요하여, 적절한 햇볕 노출은 그 잠재력을 높이지만 과도한 열은 오히려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귀부균(Botrytis cinerea) 역시 제라니올을 시트로넬로올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있어, 귀부 와인의 향에 예상치 못한 복합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시트로넬로올은 특정 품종을 정의하기보다는, 뮈스카(Muscat)게뷔르츠트라미너(Gewürztraminer)처럼 제라니올과 네롤이 풍부한 아로마틱 와인의 1차향 복합성을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라니올의 화려한 장미 향에 시트로넬로올의 시원한 제라늄/시트러스 향이 더해져 훨씬 다채로운 부케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신선한 향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겪습니다. 병 숙성 중 시트로넬로올은 향이 훨씬 약한 하이드록시시트로넬로올(Hydroxycitronellol)로 전환되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존재감이 희미해집니다.


참고로, 주정강화와인인 셰리(Sherry)에서도 검출되기도 합니다.


주요 연관 아로마:

꽃(Floral): 장미(Rose), 제라늄(Geranium)

과일(Fruity): 감귤류(Citrus), 시트로넬라(Citron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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