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프루트와 회양목, 두 얼굴의 아로마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의 강렬한 패션프루트 향을 만드는 3MH가 있다면, 그 향을 한 단계 더 진화시켜 폭발적인 복합미를 부여하는 파트너가 있습니다. 바로 3MH가 효모에 의해 변신하여 만들어지는 3MHA(3-Mercaptohexyl acetate)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화합물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줍니다.
3MHA는 황을 포함하는 싸이올(Thiol) 계열 화합물이자, 3MH의 아세테이트 에스터(acetate ester)입니다. 이 화합물의 가장 큰 특징은 분자의 거울상 이성질체(enantiomer)인 R형과 S형이 서로 다른 향을 낸다는 점입니다.
R-3MHA: 우리가 흔히 느끼는 기분 좋은 패션프루트(Passionfruit) 향
S-3MHA: 때로는 '고양이 오줌(cat's pee)'이라고도 불리는 회양목(Boxwood) 톡 쏘는 풀 향
와인 속에서는 이 두 가지 형태가 함께 존재하며 그 비율에 따라 최종 와인의 아로마가 결정됩니다. 이들의 감지 역치(Odor Threshold)는 2.5~9 ng/L로 극도로 낮아, 와인 전체의 향기 프로필을 지배할 정도의 강력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3MHA는 포도 자체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만 생성됩니다. 알코올 발효 중 특정 효모, 특히 사카로마이세스 바야누스(Saccharomyces bayanus)와 같은 균주들은 3MH를 3MHA로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나, 와인의 최종적인 열대 과일 향(구아바, 스위티 등)의 복합미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3MHA는 어린 와인에 폭발적인 열대 과일과 허브 캐릭터를 부여하지만, 에스터(ester) 화합물의 특성상 병 숙성 중에는 비교적 불안정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가수분해되어 다시 3MH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어, 와인의 향이 강렬한 구아바/회양목 뉘앙스에서 점차 순수한 패션프루트/자몽 향으로 변화하는 원인이 됩니다.
3MHA는 주로 어리고 신선한 스타일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세미용(Sémillon) 와인에서 그 존재감이 두드러집니다. 또한, 뉴잉글랜드 IPA와 같은 특정 맥주 스타일에서 열대 과일 향을 내는 홉(Hop)의 중요한 향기 성분이기도 합니다.
주요 연관 아로마:
열대 과일(Tropical Fruit): 패션프루트(Passionfruit), 구아바(Guava), 구스베리(Gooseberry)
시트러스(Citrus): 자몽(Grapefruit), 스위티(Sweetie)
허브/그린(Herbal/Green): 회양목(Boxwood), 고양이 오줌(Cat's p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