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남은 올해를 대하는 자세
시월이 어느덧 6일이 남았다. 열흘간 이어진 추석 연휴 탓인지 유난히 빠르게 흘러간 것 같다. 이번 달을 회고해 보자면 네 가지를 나열할 수 있는데, 첫째는 새로운 회사에 적응한 일이다.
일단, 이직에 대한 소감부터 말하자면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라 평일엔 내내 예민하지만, 고도화된 업무를 통해 커리어 수준을 높이고자 이직을 선택했기에 이 고통도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던 업무 환경에서 스마트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꿈꾸던 직장생활이다. 주어진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자 출근 전후는 물론, 주말에도 업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시간적 여유는 없지만, 내가 선택했으니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결과의 책임은 내 몫이다.
두 번째는 추석 기간 내내 실습한 ‘구글 루커 스튜디오(Google Looker Studio)’다. 엑셀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PPT보다 가시성이 높고 효율적이다. 주로 마케팅 업무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현재 재직 중인 팀은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결과물을 전문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미리 관련 서적을 구입해 연휴 기간 동안 한 권을 끝까지 실습했다.
세 번째는 영어회화 학원 등록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3시간 동안 영어회화 수업을 듣고 있다. 현재 커리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느낀 필요성은 바로 ‘비즈니스 영어 실력’이다. AI가 발달해 이메일이나 번역 앱으로 대부분의 업무가 가능하지만, 직접 대면한 상황에서는 그것이 비즈니스 매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자기기에 의존할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배우고 있으니 예습과 복습으로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현실은 피곤함에 허덕이며 수업 직전에 겨우 일어나 학원에 가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작은 성취감을 느끼는 중이다.
네 번째는 슬기로운 글쓰기 생활을 위해 ‘글쓰기 모임’에 들어간 일이다.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매주 한 편씩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결국 쓰지 못해 잊힌 글들이 있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땐 꾸준히 쓰다 보면 언젠가 책을 출판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실제로는 ‘꾸준히 쓰는 일’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조용히 노력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새삼 느낀다. 모임 덕분에 이번 달에는 다섯 편의 글을 발행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큰 수확인가.
시월이 금세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회고해 보니 주어진 시간을 꽤 충실하게 살아냈다. 올해가 이제 두 달하고도 6일 남았다. 연말 모임과 연차 소진을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흘러가겠지만, 단순하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며칠 혹은 몇 달이 남았다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이대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한 달 뒤, 두 달 뒤에는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