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이제 3주가 다되어 간다. 지난 3주는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들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육아가 힘들어서 아이를 못 낳는다고 하던데 직접 몸으로 겪어보니 왜 그런 말들이 나왔는지 알겠다.
우선 우리 나라에서는 부모 교육이 부재가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엄마 아빠는 아이를 낳는 순간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생기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지식이 있어야 한다. 아이를 안을 때 어떻게 안는지, 아이가 울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등등...
세상에 내던져진 작은 생명체를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기초적인 것들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 학교 교육과정에 1,2페이지로 해결되지 않는다. 실제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모르면 두려움만 가득하다. 하지만 알고 접근하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가지는 순간부터 우리 나라는 흔하게 산부인과를 찾아간다. 그리고 거의 매달 진료를 본다. 아이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진료비를 60만원 지원해주는 것만 봐도 우리 나라의 분만은 병원 위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만 하더라도 분만은 집에서도 쉽게 이루어진다. 가정에서 편안하게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 방법이 어느 순간 아주 희귀한 일이 되었다.
산후 조리를 하기 위해서 조리원에 있어보니 테이블에 앉은 사람 중에 4명에 2~3명은 제왕절개를 했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유도 분만이라는 게 정말 큰 문제인거 같다. 아직 아이가 나올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유도 분만을 하기 위해서 촉진제를 놓고 기다리다가 산모와 아이 모두가 아주 힘들게 되어서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출산이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1,2일의 회복 후에 모유 수유라는 새로운 터널에 들어간다. 모유 수유가 절로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유 수유는 쉽지 않다. 여기서 산모들은 좌절한다. 아이에게 모유가 좋다는 걸 알지만 누가 가르쳐준적이 없다. 아이에게 수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얼마나 먹여야 하는지, 모유가 잘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다.
왜 이런 교육은 없었던 것일까? 그래서 산모들은 유튜브 검색을 한다. 유튜브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인터넷 검색으로 잘한다는 가슴 마사지사를 급하게 부른다. 그렇게 우여 곡절 끝에 아이에게 수유를 한다. 하지만 수유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몸은 신기하게도 계속 자극을 주면 그 자극에 반응을 한다. 수유를 2~3시간 텀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하지 않고 아이가 직수를 하지 않으면 모유 양이 준다.
완모라는 거창한 꿈은 산산조각난다. 밤중에 2~3시간마다 일어나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거나 유축기로 젖을 뽑아낸다. 하루 이틀하다보면 정말 내가 젖소인가 싶다. 하지만 아이에게 좋다고 하는데 이 정도 수고와 희생은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 아이에게 좋다는 걸 알지만 너무나 고생스럽다.
출산을 하고 나면, 그리고 임신 기간 중에 산모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많은 신체 변화를 겪는다. 호르몬으로 목에 보기 흉한 쥐젖이 생기고,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이 착색으로 시커매진다. 그리고 배랑 가슴이 처지고... 이런 갑작스런 변화에 우울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다.
임신 중에는 운동이 좋다고 하여 문화센터나 시설공단 프로그램을 보면 임산부를 위한 프로그램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나라에서는 임신을 위해서 임산부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노력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임산부와 남편이 제대로된 부모가 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주어 바르게 키울 수 있다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나라에도 좋은 일이 아닐까?
단 한번의 출산을 겪었고 이제 육아의 시작인 나에게 벌써 둘째는 언제 가질거냐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저 웃는다. 물론 아이 키우는 즐거움, 행복이 크다는 것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행복을 누리기 보다 당장 닥친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둘째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