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버리기전에
미니멀라이프를 하는 사람들의 깨끗하게 비워진 거실과 주방 사진을 보며 나도 저런 집에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미니멀라이프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물건을 기부하고, 중고장터에 내 놓고, 버리고 해도 비어버린 자리를 채우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다. 이제 곧 태어나는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안 살 수는 없다. 육아는 장비빨이라는 선배맘들의 조언을 쉽게 무시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사다보니 내가 그동안 없애버린 물건보다 더 많은 물건이 우리집을 채우고 있다. 물건이 정리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답답하다. 그래서 더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이사를 하면 나아질까?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
미니멀라이프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일까?
나는 왜 물건을 사고 있는가? 이 물건은 어떻게 우리 집에 오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부터 생각해본다면
거실 쇼파에 있는 담요 2개, 하나는 마트에서 1+1로 세일하여 산거, 또 하나는 받아온 거다. 막상 버리자니 겨울에 추울 때 유용하게 쓰일거 같다.
생각해보면 어떤 물건이 정말 필요해서 사러 갔을 때 그 물건뿐만이 아니라 함께 껴오는 물건이 더 많은 거 같다. 세일하니깐, 언젠가 필요할 거 같아서...라는 이유로 말이다. 돈을 주고 샀으니 사람의 마음은 쉽게 그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는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꼭 필요에 의해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허한 마음을 달래고 어떤 물건을 소비하였을 때 있을지도 모를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며 사는 것 같다. 이 명품 가방을 들면 내가 더 멋있어 보일거 같다는 생각들 말이다.
실제 우리가 살면서 돈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어쩌면... 소박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 1+1세일, 50%세일이라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필요한 것만 소비할 수 있는 강단있는 의식, 일상의 먹고 자고 운동하는 그런 의식에서 작은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거 같다.
미니멀라이프는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면서 내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삶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보았을 때 비워져 있고, 단순한 삶이 나에게는 물건으로 차고 소비로 가득한 생활보다 마음을 기쁘게 한다. 우리 집에 들어온 물건들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지마 그 이유들이 바람직하지 않거나 나의 가치관과 맞지는 않기에 물건을 처분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오늘은 무엇을 없애 볼까하는 생각으로 물건들을 보았다면 이제는 그 물건들이 왜 우리집에 오게 되었을까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의미를 따져 보려고 한다. 그렇게 따지다 보면 공통된 이유가 보일거 같고, 그런 이유로 들어오는 물건을 애초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그저 물건의 갯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들을 통해서 요즘 내가 어떤 사고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나에 대해서 알아보고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