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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Dec 10. 2019

미니멀라이프, 물건의 의미

물건을 버리기전에

미니멀라이프를 하는 사람들의 깨끗하게 비워진 거실과 주방 사진을 보며 나도 저런 집에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미니멀라이프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물건을 기부하고, 중고장터에 내 놓고, 버리고 해도 비어버린 자리를 채우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다. 이제 곧 태어나는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안 살 수는 없다. 육아는 장비빨이라는 선배맘들의 조언을 쉽게 무시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사다보니 내가 그동안 없애버린 물건보다 더 많은 물건이 우리집을 채우고 있다. 물건이 정리되지 못하고 쌓여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답답하다. 그래서 더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이사를 하면 나아질까?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


미니멀라이프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일까?

나는 왜 물건을 사고 있는가? 이 물건은 어떻게 우리 집에 오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부터 생각해본다면

거실 쇼파에 있는 담요 2개, 하나는 마트에서 1+1로 세일하여 산거, 또 하나는 받아온 거다. 막상 버리자니 겨울에 추울 때 유용하게 쓰일거 같다.

생각해보면 어떤 물건이 정말 필요해서 사러 갔을 때 그 물건뿐만이 아니라 함께 껴오는 물건이 더 많은 거 같다. 세일하니깐, 언젠가 필요할 거 같아서...라는 이유로 말이다. 돈을 주고 샀으니 사람의 마음은 쉽게 그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게 되는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꼭 필요에 의해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허한 마음을 달래고 어떤 물건을 소비하였을 때 있을지도 모를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며 사는 것 같다. 이 명품 가방을 들면 내가 더 멋있어 보일거 같다는 생각들 말이다.

실제 우리가 살면서 돈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어쩌면... 소박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 1+1세일, 50%세일이라는 것에 현혹되지 않고 필요한 것만 소비할 수 있는 강단있는 의식, 일상의 먹고 자고 운동하는 그런 의식에서 작은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거 같다.

미니멀라이프는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면서 내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삶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보았을 때 비워져 있고, 단순한 삶이 나에게는 물건으로 차고 소비로 가득한 생활보다 마음을 기쁘게 한다. 우리 집에 들어온 물건들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지마 그 이유들이 바람직하지 않거나 나의 가치관과 맞지는 않기에 물건을 처분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오늘은 무엇을 없애 볼까하는 생각으로 물건들을 보았다면 이제는 그 물건들이 왜 우리집에 오게 되었을까하는 좀 더 근본적인 의미를 따져 보려고 한다. 그렇게 따지다 보면 공통된 이유가 보일거 같고, 그런 이유로 들어오는 물건을 애초에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그저 물건의 갯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들을 통해서 요즘 내가 어떤 사고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나에 대해서 알아보고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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