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라 Dec 10. 2019

'악플'다는 사람의 마음

모두 다 아픈 사람이 되는 것

유명 연예인의 죽음과 악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이미지가 중요한 여자 연예인임에도, 계속 되는 악플에도 꽤나 당당하고 오랜 시간 주장했던 젊은 여자 연예인인 그녀가 나는 참 대단하고 생각을 했었다. 그녀가 죽은 구체적인 이유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당당해 보이던 그녀도 결국 쏟아지는 악플들이 이유가 되어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나는 연예인과 악플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거라 생각했다. 인기있는 연예인이라면 더 더욱,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기에...악플은 아주 오래 전에도 있어왔고, 그 대상이 꼭 연예인이 아니라도 우리는 누군가의 안티가 되어 악플을 달고 누군가가 우리에게 악플을 단다.


사람의 마음 중에 누군가를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 마음을 표현하며 사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을 의연하게 넘기는 것은 보통 내공이 없으면 힘들다.


나도 얼마 전에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 일이 있었다. 평가를 받기 전부터 왠지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익명성이 있는 평가였지만 그 사람이 썼다는 걸 읽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사실 평가의 목적은 피드백으로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는데,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평가로 그 글을 읽고 한동안 그 내용을 마음 속에서 계속 되새기며 괴로워졌다. 이럴거면 일을 그만두어라, 거짓말하지 마라 등등 그 내용에는 원인과 결과도 없고, 어느 부분에서 아쉬웠으니 앞으로는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건설적인 내용없이 원초적이고 단순한 자기의 분풀이로 쓰여 있었다.


그는 단순히 분풀이로, 익명으로 쓸 수 있는 평가였기에  그는 얼굴을 익히 봐온 나에게 그런 말들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상처가 되었다.


하지만 그 상처를 나는 훌훌 털어 버리지 못하고 곱씹으면서 처음에는 그 사람에게 해를 가하고 싶었다. 나도 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또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결코 편치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걸 알기에 그 사람도 이걸 쓰면서 처음에는 속 시원했겠다가도 그 속시원한 마음이 얼마나 오래 갔을까..나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가득찬 그사람의 평온하지 못했을 마음이 눈에 보였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내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고 조금은 멀리서 그 악플을 바라보게 되었다.


연예인들은 수없이 많이 달린 장난같이 써 놓은 악플들을 보며 처음에 나는 그건 연예인의 운명이고 그들이 받아 들여야 할 숙명같은 일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이없는 악플들에 마음 아파서 우는 그들이 마음이 약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막상 그 대상이 내가 되어 그 일을 겪어보니 아무런 근거 없는 말들과 단순한 비난도 사람에게 상처가 되고 몇날 며칠을 기운 빠지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그 악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악플 단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보니 그도 편치 않았겠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악을 품고 사는 사람의 마음이 시원할까.. 하는 생각에 다달았다.


악플은 모두를 아프게 한다. 악플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과 악플을 달고 처음에는 속시원했을 사람도..

세상을 살다보니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악플을 다는 일만큼이나 정말 쉬운 일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일이 이토록 쉬운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또한 언제까지고 편하게 살 수 있을까 싶다.


지금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악플로 고통받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런 나의 생각들을 읽고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미니멀라이프, 물건의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