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관취의 키워드는 읽기,쓰기,기록하기
책방 매출 목표액이 생겼다. 2018년 오픈하고 처음이다.
사실 이전에도 목표액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잊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계속되는 마이너스 금액을 보고 있는 것도 괴로워 수치추적을 포기해버렸다.
하지만 작년 가을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고, 관객의취향의 매출,매입을 계속 확인했고, 2022년부터 공격적으로 운영해보자 다짐했다. 이 다짐은 아마,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니면 올해는 진짜 포기하자 라는 마음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서 관객의취향이 사라져도 어딘가엔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브런치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작년에는 경영도서나 마케팅 도서도 꾸준히 읽어왔다. 내가 그저 영화창작자였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분야의 책이었으나 이 작은 서점을 운영하면서 공부해야할 것이 너무도 많아졌다. 공부는 대체로 재미있다. 그거 공부해서 어디에 써먹어? 언제 써먹어? 이런게 아니라 공부하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것이 이 공부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나는 1인기업이니까. 나는 바로 손님이 오는 공간이 있으니까.
관취는 가끔 나의 실험실, 실습실 같다.
책에서 본 것을 익히고, 관취에 맞게 수정한 다음, 바로 선보이면서 손님들의 반응을 살핀다. 온라인 게시글만 해도 이전 게시글의 좋아요 수나 도달링크 수도 바로 비교가 가능하다. 이론과 실제가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앞으로 하지 말아야할 것은 알게 해준다.
오늘 해 본 실험은 매출액을 설정하고, 그것을 일할로 나누어 소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며 성취감을 얻으면서 대목표를 이루는 것인데. 그러면 하루에 30만원의 매출이 생겨야한다. 안타깝게도 오늘은 15만원의 매출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장사라는 것이 그동안 지내보니 오늘 5만원 벌다가도 내일 50만원 버는 일이더라. 그러니 좌절하지 말아야지. 모자란 15만원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하고 자야하나 고민하는 것이 공부의 숙제가 되었다. 이렇게 하루하루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관객의취향의 올 해 키워드는 읽기,쓰기,기록하기 이다.
서점이 책이나 팔면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렇게 큰 흐름을 잡아두면 들어오는 일을 거절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기고, 무언가를 시작할 때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이게 된다.
관객의취향의 2022년 <읽기,쓰기,기록하기 >라는 3가지 키워드로 운영됩니다.
늘 해왔던 것들이지만 그 키워드안에서 파생되는 다양하고 깊이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겠습니다.
쓰기와 기록하기는 같은 단어처럼 보이지만, 기록은 사실을 그대로 적는 것과 쓰기의 연속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2021년 저는 개인적으로 유난히 많은 것을 적었습니다. 관취를 옮기고, 줄어든 손님과 줄어든 일거리로 인해 삶을 조금은 천천히 흘려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어떤 날은 마음을 일기로 적기도 했고, 어떤 날은 행복한 순간을 영상으로 담기도 했고, 어떤 날은 줄어들고 늘어나는 근육량을 그래프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 많은 기록들을 모아보니 삶의 궤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인터뷰를 하면 ‘어떻게’, ‘왜?’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됩니다. 그때마다 저의 과거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고 있던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그냥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 번 깨닫게 되더군요.
2022년, 관객의취향은 여러분에게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삶의 궤도를 만드는 공간이요. 어떤 책을 사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여러분을 기록하고, 여러분의 삶의 흔적을 만드는 공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내가 그 시기에 읽은 책이, 내가 그 시기에 만났던 사람들에게서 들은 말이 여러분의 삶에 켜켜이 쌓여 언젠가 여러분이 서 있는 그 곳을 만들테니까요.
2022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관객의취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