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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Jan 25. 2022

사장님이 왜 자리에 없어?

취향일기2022

지난 토요일은 손님이 4명왔다.

세상에 오픈이래 주말에 이렇게 적은 것은 처음이라 이대로 망하는건가 싶었다.


영업시간을 바꾸면서 주말에 함께 일하던 관취3호와 관취7호의 근무시간을 갑자기 줄일  없어 내가 백수가 되기로했다.


백수가 된 주말, 일정이 없어 온풍기나 미리 켜둘겸 가게에 나가보기로 했다.


관취3호가 출근하기 전에 오픈준비를 마쳐두려고 이것저것 정리를 끝냈다. 평소 주말대로라면 베이커리가 잘 나가니까 스콘도 넉넉하게 구웠다.


관취3호가 출근하고 우리는 잠깐의 담소를 나눈 뒤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나는 11시부터 손님을 기다린셈인데 정식오픈 1시를 넘기고 5시가 될 때까지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다.


온풍기와 난로만이 열심히 제 몫을 하고, 이것저것 소일거리를 끝내도 손님응대가 없으니 그다지 할 일 없는 우리 관취3호는 조용히 앉아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손님도 없는데 관취3호 옆에 앉아있기 뻘쭘했던 나는 관취 옆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오픈한지 4년이나 되고, 단골도 꽤 있고, 관객의취향을 아는 이도 꽤 생겼지만 여전히 장사는 예측이 어렵다.


오프라인이 중심이 아니었던 브랜드들까지 오프라인 공간을 확장해가며, 자신들의 아이디어,서비스,상품 등의 경험을 선사하려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은 결국 손님을 끌어들여야하고 상상한 모든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손님을 기다려야하는 운명을 피해갈 수 없다.


이것이 내가 관취 밖으로 나서는 이유다. 외부 사람들은 관취에 스태프가 있다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혹자는 돈을 그렇게 많이 버는가 생각도 하나보다. 절대 그건 아니다. 처음엔 회사도 다니면서 가게를 운영하느라 휴일이 하루도 없었고, 손님은  몰려와서 주말에 바쁜 3,4시간만이라도 일을 함께 해줄 이가 필요했다. 그래서 처음 관취3호가 고용되었다. 관취3호가 주말에 가게를 봐주니 나는 주말에 열리는 플리마켓에도 참가할 수 있었고,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주말에 어렵게 시간을 내서 찾아온 손님들도 헛걸음 하지 않을 수 있게되었다. 가게에 스태프가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인건비만 소비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물리적인 값 이상의 것들을 위한 기회비용이 마련되는 것이다.


또한 나 혼자 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사가 엄청 잘 되는 가게가 아니라면 인건비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혼자 일하는 것은 쉽게 지친다. 나태해진다한들 경계심을 갖게 하는 조건도 없다. 내가 사장이고 내가 직원이니까. 결제를 맡을 이가 없으니 나의 아이어를 바로 사업장에 적용할 수 있오 편하지만 나의 새로운 아이디어의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줄 이도 없다. 그러니 동료는 어디에나 필요하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가줄 이는 내겐 너무나 소중했다.


어쩌다 한 번 가끔 나의 지인들이 찾아와 사장님이 왜 가게에 없냐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나는 관취 밖에서 더 바쁘고 싶다. 한 때 오도가도 못한 채 손님을 기다리기는 것 밖에   없던 나는 많이 외로웠다. 또 바쁘지도 않은데 몸만 계속 피곤했다.


관취 밖을 나서서 관취를 알리는 것에  집중하게 되니 다시금 에너지가 차오른다. 주말이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서 관취 명함을 돌린다. 아직도 관취를 모르는 이가, 아직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이가 너무나도 많다.


이번주도 나는 관취 스태프들에게 관취를 맡기고 관취 유튜브 편집을 위해, 북토크를 기획하기 위해  집에 앉아 업무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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