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주식시장의 폭락이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글을 앞전에 몇 번 다뤘다. 시장은 정답이 아니며 종종 틀린다는 사례는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2018년, 2022년, 2025년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시장은 시장일 뿐이며 시장이 '앞서서' 경기 침체를 걱정한다고 해서 그 이후에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가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은 '주식시장의 대폭락' 그 자체가 '경기 침체'를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의 대폭락과 같은 자산 가격의 대폭락이 경기를 침체로 몰아넣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실물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실물 경제는 언제 침체하는가? 실물 경제는 돈이 돌고 돌지 않을 때 침체한다. 돈이란 무엇인가? '교환의 매개 수단'이다. 한 경제 주체의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다시 '지출'을 통해 다른 경제 주체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그렇기에 경기가 차갑게 식어버리며 침체하게 되면 돈이 돌고 돌지 않게 되며, 돈이 돌고 돌지 않을 때 경기가 침체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실업률 상승'을 경기 침체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실업률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노동자-> 기업 ->노동자->기업으로 흘러 다니던 돈이 돌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물 경제는 돈이 돌고 돌지 않을 때 침체한다. 그렇다면 주식시장과 같은 '자산 가격'의 폭락은 실물 경제에서 돈이 돌고 돌지 않게 만드는가? 그렇지 않다. 자산의 가격이 폭락한다는 것 그 자체는 '기업들 전반의 매출'을 감소시키지 않으며 '노동자들 전반의 월급'을 감소시키지도 않는다. 결과적으로 자산 가격의 폭락은 실물 경제에서 돈이 돌고 도는 것에 영향을 주지 않기에 주식시장의 폭락은 그 자체로 경기 침체를 만들지 않는다.
물론, 닷컴버블 붕괴(2000-2003) 당시 나타났던 '경기 침체'의 사례를 보며 미국 증시의 붕괴 그 자체가 '경기 침체'를 초래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닷컴버블 이후에 미국 증시가 붕괴한 것은 '자산의 가격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비쌌기 때문'이며 닷컴버블 붕괴 시기에 경기가 침체한 것은 버블의 발생과 함께 IT업종 전반에 '과공급'이 만들어졌다가 '과공급'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실업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닷컴 버블의 발생과 함께 IT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으며, 이중 대다수 기업들은 부실기업이었기에 이러한 기업들이 이후 돈을 벌지 못하고 도산함에 따라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경기가 침체하게 되었던 것이다.
주식시장의 폭락은 그 자체로 경기 침체를 만들지 않는다. 주식시장의 폭락 그 자체는 실물 경제에서 돈이 돌고 도는 것과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주식 시장의 폭락이 '금융 위기'를 가져온다면 '실업률'이 상승해서 돈이 돌고 돌지 않게 되기에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금융 위기'는 아무 때나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주식 시장이 대폭락해도 '금융 위기'가 발생할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금융 위기는 발생하지 않으며 경기는 침체하지 않는다(금융 위기가 발생할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들은 '주식시장의 하락'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관론자들의 말이 들린다면 가볍게 무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