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을 존중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나의 성장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은 네가 자랑스럽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최민준의 아들'의 영상 '친구에게 맞고 온 아들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이다. 또래가 때려도 맞기만 했다는 순한 아이. 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때리고 오는 편이 낫겠다며 자식에게 답답함을 느낄 부모들에게, 크리에이터는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은 네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해주길 제안하였다.
덧붙여 강조한 것은 '내가 바꾸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사람마다의 고유한 기질이 그러한 것들 중 하나이기에, 이것을 먼저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 기질에 맞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영상을 보면서 나의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떠오르며, 위로와 가책을 함께 느꼈다. 우선 어린 시절 또래의 괴롭힘에 저항하지 못한 당시의 나 자신에 대한 위로를 느꼈고, 동시에 우리 아이의 기질을 고려하지 않고 강하게 크기만을 강요한 지금의 나 자신에 대한 가책을 느꼈다.
기질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전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한편으로 나의 기질을 닮은 아이가 나와 비슷한 경험을 겪게 될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강하게 클 것을 강요해왔다.
같은 괴로움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지만,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아이에게 강요한 건 분명 모순이었다.
나를 닮은 내 아이는, 과거의 내 모습이기도 하면서 현재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 비해 현재의 나 자신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경험치가 쌓여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겨서일뿐, 타고난 기질은 내면 깊숙이 그대로 있다. 나 또한 자신의 기질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삶의 노하우를 쌓아온 것이다.
온화한 기질을 가진 아이에게 '맞았으면 너도 때려'라고 강요해봤자 소용 없는 것이다. 당시 그 아이에게 최선이었을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은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그 다음에 아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자. 나 자신도 그렇게 성장해왔듯이.
나를 닮은 듯한 아이는 다행히 어린 시절의 나보다 낫다. 나처럼 이런 유튜브 영상을 보지 않고도, 이렇게 자아 성찰의 글을 쓰지 않고도 진작부터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바라봐주는 엄마가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끼리의 미숙함으로 인해 마음의 생채기를 입었을 때도, 스스로 내면의 새살을 돋아내 자신의 기질에 맞게 성장하고 있다.
문득 이런 우화가 떠오른다. 사자가 소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다고 해서, 자신이 아끼는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절대 친절이 아니라고. 초식 동물 같은 아이는, 이미 자신만의 방식으로 단단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 성장을 조용히 믿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