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시는 엄마의 외로움을 접하며...
엄마 친구가, 아들에게 "나 요즘 외롭고 우울해~" 라고 말했단다.
이 말을 엄마가 나에게 전화로 말씀 하시면서 "난 그런 말 못하는데. . "하셨다.
엄마도 가끔 우울하고 외롭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도 멜라토닌을 몇 일 안 드셨더니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했다고 하셨다.
그래도 난 가끔 딸 집에라도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자주 말씀 하신다.
코칭을 배우면서 소통에 있어서 "공감"의 중요성을 그리도 배웠건만
내 입에선 엄마의 우울함에 대한 해결책만 나오고 있었다.
운동, 봉사 등등 , 그전에는 엄마에게 글쓰기도 권했던 것 같다.
전화를 끊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니까 우울하지.. 그러니까 외롭지.. 충고의 마음은 평가하고 비난하는 마음과 이어진다.
나는 외롭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나는 외롭고 우울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가끔은 적적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다만 아주 짧게 지나가서, 아 이런 기분이 오래가면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기분이 가라앉는 날도 있다.
하지만 그거야 살면서 늘 순환되는 감정의 오르내림이라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노년에는 어떨까?
난 모르는 게 생기면 법륜스님에게 자문을 구한다.
유튜브를 열고 "법륜스님, 노년의 외로움"을 검색했다.
"인생의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라는 영상이 제일 먼저 검색되었다.
1. 건강관리를 잘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라(자주 움직여라)
2. 자신의 재산을 적절히 관리하고 자식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경제적으로 의존하지 마라보다 더 어려운 게 자식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일 듯.. )
3. 젊은이들에게 잔소리를 자제해라.
4. (선택) 보시(나눔)를 통해 복을 쌓아라.
우리 엄마에게 대입해 보자면 1,2는 어느 정도 되신 것 같고, 3은 엄마에게 매우 어려운 과제인 것 같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시는 중이고, 4번도 교회 가서 꽃꽂이 봉사도 하시는 등 어느 정도 잘 살고 계신다. 그러면 뭐가 문제일까?
법륜스님의 영상을 더 찾아보았다. 그런데 의외로 노년의 외로움보다는 가정이 있는 중년 남성의 외로움, 시댁 식구들은 많은데 자신은 형제자매가 없어서 외롭다는 여성의 외로움, 아이 키우는 워킹맘이라 외로울 틈이 없을 것 같은데 애들 재워두고 밤마다 공허하고 외로워서 술을 마신다는 여자의 외로움 등 다양한 외로움과 공허함이 있었다.
외로움, 우울함, 공허함.. 쓰다 보니 이 것들의 개념이 혼용되고 있는데, 공통점은 불만족이다.
다양한 외로움과 공허함 관련 질문에 대한 법륜스님의 답은 우선 가까운 가족의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자녀들과 직장 때문에 떨어져 있는 아빠는 가족과 연결되고 싶어 매일 카톡을 보낸다.
하지만 반복되는 카톡에 자녀들은 점차 답변이 줄더니 최근엔 무응답으로 일관한다.
그 남자에게 법륜스님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들에게 드러내 이야기하라 하시면서, 그래도 아이들이 반응이 없거든 용돈을 주지 말아 보라 하셨다(이게 너네가 아빠 카톡에 답을 안 해서 용돈 안 주는 거라는 인상을 주면 안 되는 거라 하셨다. 실천함에 있어 세심한 전략이 필요해 보였다).
워킹맘에게는 일단 남편에게 마음을 이야기하여 도움을 받으라 했다. 하지만 근본적 치료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아야 하는 것이기에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하셨다.
결국 노년의 외로움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누구나 혼자건 가족이 있건 없건, 일이 바쁘건 한가하건, 외로울 수 있었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명상을 추천하셨고, "깨달음의 장"이라는 곳에 와서 마음공부하길 권하셨다.
즉문 즉답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란 뜻이다.
요사이 "내면소통"이란 책을 읽고 있다. 거기서도 명상을 하라고 한다.
결국 외로움이란 노년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고,
내가 어떻게 살아오며 마음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노년의 정서도 결정되는 것인가 보다.
아들에게 외롭다고 이야기한 엄마 친구는 그냥 아들이 보고 싶었던 것일 수 있다.
아들이 이번 주말에 애들 데리고 엄마 보러 온다고 했단다.
우리 엄마의 외로움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자녀들의 좀 더 친근한 전화나 관심이겠지?
법륜스님이 말한 자녀에게 집착하지 말 것, 자녀로부터의 독립할 것은 자녀의 관심이나 보살핌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마음까지 의미하는 것일까?
외로움에 대한 고찰의 결론
1. 나는 자녀들의 관심이나 보살핌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도록 마음공부를 꾸준히 계속한다.(코칭 교육이나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가 도움이 될 것 같다)
2. 엄마에게 조금 더 사랑과 관심을 드리고, 지금보다 더 자주 연락드리자.
오늘 점심을 아이들과 같이 하면서 야채를 더 먹으라는 이야기를 했다.
장 건강이 피부 건강과 다이어트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별로 귀담아듣지 않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는 순간, 법륜스님의 말씀이 들려왔다.
"자녀에게 집착을 버리고, 잔소리하지 마라"
입을 닫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기에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노년에 외롭지 않으려면 명심해야 할 말씀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