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s For Cognition(인지 욕구)에 대하여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 거스 히딩크
2002년 당시, 대한민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4강 축구의 신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명언이다.
월드컵에서 뛰어난 결과를 보여줬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는 속마음을 저렇게 멋지게 표현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동안 대한민국에는 배고픈(?) 사람들이 속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최근 이 배고픔에 대하여 흥미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 뇌고픔과 배고픔
공복 사태가 유지되어 배고픔을 느껴 음식물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를 '식욕'이라 부른다.
지구에 살고 있는 75억 인구 중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그동안 이처럼 당연히 느껴오던 식욕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왜 '식욕'은 모든 인간이 느끼는 반면, '탐구욕'은 모든 인간이 느끼는 것이 아닐까?"
더 쉽게 표현하자면 인간은 모두 배고픔을 느끼는데 비해 지식, 지혜를 향한 욕구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 왜 배고픔은 누구나 느끼는데 '뇌고픔'은 모두가 느끼지 않는 것일까?
- 만약 '뇌고픔'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왜 배고픔은 모두가 느끼고, 뇌고픔은 그렇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궁금증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에디슨, 뉴턴 등 위대한 철학가나 과학자, 사상가들은 끊임없는 사색과 다양한 질문을 통해 결국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역사를 바꾼 그들의 위대한 아이디어도 전부 '작은 것부터 의심하고 깊이 생각하며 던진 질문' 속에서 꽃 핀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쓸데없는 질문도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우주의 이해
138억 년 전 빅뱅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우주를 완벽히 이해하고 해석한 사람은 안타깝게 아직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나마 천재라 불리는 뉴턴, 아인슈타인, 칼 세이건 같은 소수의 과학자, 천문학자만이 우주의 일부를 겨우 이해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우주를 연구하는 인간은 도서관에 있는 어린아이 와도 같고,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찾아낸 우주에 대한 이론은 어린아이가 이제 겨우 책을 몇 권 읽은 수준이고, 우리가 우주를 모두 이해하려는 것은 어린아이가 어려운 용어로 된 책을 전부 이해하려는 것과도 같다."
이제 우주에 대해 감이 좀 잡히는가?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인슈타인도 우주에서 보면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이며, 나는 누구일까?' 같은 의문점이 드는 게 당연하다.
이쯤 되면 배고픔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왜 갑자기 우주로 넘어갔는지 궁금할 것이다. 다시 '뇌고픔'과 '배고픔'에 관한 내용으로 다시 돌아와 보겠다.
# 우주의 본질
만약 배고프면 배를 채우듯이 우리 모든 인간이 '뇌고픔'을 느껴서 뇌 속을 지식과 지혜, 정보 등으로 가득 채우려고 노력했다면 우주는 어떻게 되었을까?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지금쯤 누군가는 우주에서 낮잠을 자는 일이 혹시 생기진 않았을까?
쉽게 말해 '75억 인구 모두가 아인슈타인 같았다면 지금쯤 우주의 더 많은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비록 상상에 불과하지만 벅차오른다.
# Needs For Cognition
몇 달 전, 좋은 기회로 정재승 교수를 만나 '뇌고픔'에 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당시 정재승 교수는 이 질문을 꽤나 흥미롭게 받아주며 실제로 'Needs For Cognition(인지 욕구)'라는 용어가 있다고 답변했다. 물론 왜 그 인지 욕구를 모든 인간이 느끼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주시지 않으셨다. 아직 그걸 발견한 사람이 없기 때문 아닐까?
만약 '인지 욕구'를 모든 인간이 느끼는 게 아니듯이, 배고픔도 우리 모두가 느끼는 게 아니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말 쓸데없는 질문이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우주는 정말 미스터리 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