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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Mar 29. 2019

[황희두의 청터뷰(37)] 청년 '박재석' 편

"도전이 쉽진 않겠지만 청년들이 도전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청터뷰 모아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youthterview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을 하는 삶.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일상이지만 대부분 현실에 부딪혀 포기하고 만다. 그것은 "이상적인 삶"이라고 외치며 말이다. 하지만 이번 주인공은 이상적인 삶을 현실로 만들어 살아가는 중이다. 심지어 기성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게임'과 '타투' 분야에서 말이다. 지금에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동안 힘든 시기를 견뎌왔다는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왕십리 한 카페로 향했다.


ⓒ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청년 '박재석' 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현재 중국 롤 리그 LPL리그인 BLG(비리비리 게이밍)에서 코치를 하고 있는 박재석입니다. 이전에는 스타크래프트 STX팀, LCK 스베누팀에서 코칭스태프의 경험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저와의 인연이 있었는데 어쩌다 지금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되게 어려운 질문인 거 같아요. 게임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었어요. 항상 일할 때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쪽 길이 열렸던 거 같아요. 좋아하는 일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거고 다른 생각 딱히 없이 해온 거 같아요. 정말로 이끌려서."


살면서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이나 경험이 있다면.

"수많은 선배 코치님들 감독님들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LoL에 있는 많은 감독, 코치님들의 영향을 받아요. 그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분은 '퍼거슨 감독님'이에요. 지금 제 몸에 타투로도 가지고 있어요. 그 정도로 퍼거슨 감독님의 책에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이외에도 주위에서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요즘 일상에는 만족하시는지.

"요샌 정말 행복합니다. 하루하루 감사하고 진짜 행복해요. 암흑 같던 시기가 지나고 이제야 제가 자리를 잡은 거 같아요. 팀에서 자리를 잡았다기보다는 이젠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맞는지를 확실히 알게 되어 매일매일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오셨습니다. 느끼신 게 정말 많으실 거 같아요.

"예전엔 제 나름대로 '다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강하게 지시적으로 했어요. 그땐 그렇게 해야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코치, 감독의 경험이 늘어나니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어요. 선수의 자라온 환경 및 다양한 부분에 따른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아마추어 팀을 운영할 때에는 스폰을 받아서 대회를 주최하거나 기사 같은 걸 쓰면서 배너 달아가지고 돈을 벌고 그랬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남았습니다."


ⓒ 그는 오랜 기간 코치, 감독 경험을 통해 '지시적인 리더십' 이외에도 좋은 방법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요즘은 다양성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아이들을 어떤 식으로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내적 충돌하는 경우도 많아졌을 텐데.

"이상적으로 관리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옳고 그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는 거죠. 스타크래프트도 그렇고 롤도 그렇지만 게임에 100%의 답이 없어요.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죠. 항상 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인생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공부를 해서 성공하는 것도 행복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공부도 재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찬가지로 게임에도 재능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재능이 없는 사람이 성공하려면 남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봐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되 책임감 있게 하라'라고 말합니다. 정말 다 좋은데 포기만 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늘날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청년들도 힘들지만 젊음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덜 힘들지 않나 싶어요. 제가 봤을 땐 더 나이 드신 분들도 힘드시잖아요. 그래서 항상 이렇게 말해요. '누구나 힘들다'라고요. 저는 '좋은 생각을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대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매번 최선을 다해야겠죠. 옛날에 유재석 씨가 '말하는 대로'라고 했듯이요. 저도 멘탈이 좋을 땐 이러한 생각을 항상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멘탈이 깨지면 다 닫아버리더라고요(웃음). 회복될 때까지 모든 인간관계까지도 다 닫아버려요. 심할 땐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 아무튼 결론은 '좋은 생각 가지고 노력하시면 전부 이루어진다'라는 말입니다."


추천할만한 책 혹은 영화가 있나요.

"일단 지금 생각나는 책은 <시크릿>이에요. 생각한 대로 다 된다는 거요. 처음 읽었을 땐 우주의 레이저가 쏴서 어쩌고 이러는데, 그 원리 자체가 한 가지를 꾸준히 생각하면 이뤄질 수 있다는 논리잖아요. 생각만 아니라 노력까지 같이 겸비된 그런 마인드로 살아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코치를 하면서 누구나 우승을 꿈꾸지만 우승하는 자리는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그 우승을 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이 '우승할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다 보니까 매년 너무 힘든 거죠. 시즌이 끝날 때 마다요. 그러다 보니 이젠 이렇게 스스로 합의점을 찾은 거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때가 되면 우승할 수도 있고, 때가 되면 다른 방향으로 내 길이 열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죠."


본인의 장단점 하나씩 꼽아보자면.

"단점은 확실한 게 어릴 적부터 화를 낼 때 크게 내는 편이에요. 자기감정의 컨트롤 부분에 있어서 조금 좋지 않은 거 같아요. 지금은 지시적인 리더십보다는 지원형 리더십에 가까운 사람들이 조금 더 좋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그런 부분도 타투로 새기면서 '나를 이기는 게 가장 큰 적을 이기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점은 재능이 많이 없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안다는 점입니다"


ⓒ 퍼거슨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아 '타투'까지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타투와 e스포츠 시장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을 자주 만나셨을 거 같습니다. 

"타투도 e스포츠도 해외에서 보는 시각이 조금 더 긍정적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보는 시각은 조금 더 부정적이고요. 타투는 저도 물론 예쁘고 좋으니까 하는 건데, 이 그림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의 타투에 물론 그림들만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의미 같은 걸 넣어서 나에게 각인시키는 거죠. 저에겐 하나의 부적 같은 느낌이에요."


처음엔 안 보이는 곳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안 보이는 데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누가 저에게 타투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도 '보이는 데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냐'라고 저 스스로도 이야기해온 거 같아요. 그런데 그 사람은 그런 대답을 듣고 싶진 않았을 거예요. 저도 모르게 그런 이야기를 한 거 같아요. 저도 모르게 타인을 신경 쓴 거죠. 부위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약간 말도 안 될 수 있는데 저는 '하나의 틀'을 깬 거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딱히 안 하는 거 같아요. 지금처럼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의 주위 사람들도 같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인 거 같아요. 행복한 사람들끼리 같은 공간, 같은 매장, 같은 건물 이렇게 해서 같이 매일 볼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죠(웃음). 사람이 모이면 함께 나이를 먹고, 그러다 보면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일단 청년들은 기본적으로 다 도전해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미국에서 잘 안 풀리고 돌아왔을 때 아무도 도와주질 않아서 개인적으로 많은 절망을 느꼈거든요.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불합리한 처우를 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법을 배운 게 없다고 해야 하나요. 그러다 보니 당시 인터넷에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치고, KBS 학점제 대학교를 다녀서 1년간 죽어라 공부도 했어요. 자격증 딸 수 있는 것도 죽어라 공부했는데 그러한 시도 자체가 저에게 많은 걸 준 거 같아요. 그때 공부도 재능과 시기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무튼 청년들이 무조건 시도하고 나면 자신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생각인 거 같아요. 그냥 뭐든 다 돌아올 수 있으니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어요. 물론 도전이 쉽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상적이죠 참. 돈도 중요하고, 모아둔 돈도 있어야 하겠지만요. 말은 항상 이상적으로 하는 거 같아요. 아무튼 항상 진심으로 응원합니다(웃음)!"



<박재석>

- BLG(비리비리게이밍) 코치

- 前 스타크래프트 STX팀 코치

- 前 LCK 스베누팀 코치

 

(좌) 필자 / (우) '박재석' 님

※ 청터뷰는 특정 정치, 종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분은 나올 수 있지만, 절대 홍보 목적은 아닙니다) 평범한 대학생부터 각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한 청년까지 구분 없이 '모든 청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그렇기에 개인 프로필을 인터뷰 하단에 배치하였다는 점 감안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각 분야에 있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있는 그대로의 청년 문화를 들여다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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