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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도 황희두 Mar 24. 2021

온라인 커뮤니티 민심에 대하여(Feat. MZ세대)

온라인 여론과 실제 민심은 다르다는 의견에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지난 총선 때도 유튜브 세계만 보면 민주당이 참패하고 국민의힘이 압승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민주당 180석 압승이었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이로인해 그 후로 온라인 민심(각종 커뮤니티/유튜브/SNS 등)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시거나, 기껏해야 한 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난 거 같습니다.


이미 의식화된 '정치 고관여층'과 커뮤니티를 통해 본인도 모르게 '의식화되어가는 청년&청소년'들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대중의 욕망을 유혹하고,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게 하라' 


아주 유명한 말입니다. 실제 커뮤니티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전혀 엉뚱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청년들을 '무의식'적으로 유혹하는 콘텐츠들이 보입니다. 숨이 턱 막힐 때도 있습니다.


애초에 정치 문제에 관심 없는 일반 청년&청소년들은 스쳐가는 '기사 제목', '상위 댓글 몇 개' 혹은 본인이 자주 들어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시사를 제외한) 유튜브 콘텐츠 및 반응'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그 여론의 '주류'에 탑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불확실성을 가진 채 소수에 뛰어들 바에야 다수의 여론에 기대면 덜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오프라인 모임(술자리 등)에서 정치 얘기가 나오면 그때 '주류를 형성했던 논리'들이 하나씩 튀어나오는 겁니다. 혹여나 논리가 밀려도 '쟤는 소수고, 나는 다수파다'라는 위안을 삼을 수도 있습니다.


혹여나 이로 인해 열받는 일이 생기는 순간 '스스로'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면서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구체적 질문을 통해 차근차근 반박 거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별거 아닌 말싸움 정도였겠지만, 그렇게 점차 커뮤니티에 '스스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지요.


커뮤니티나 기사 제목 몇 개 보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는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반박 논리를 쌓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누군가가 "역사 공부 좀 해라", "무식한 게 죄다"라는 식으로 몰아가면 '아! 내가 반성해야겠구나!' 할까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감만 더 생기고 혐오의 씨앗만 더 커져갈 겁니다. 더욱더 반박 논리를 제공해 주는 세계에 의지하고 빠져들게 됩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우선 팩트체크, 디테일한 논리적 설명 등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다만 '완벽히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결국엔 사람들이 알아줄 거야'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제일 중요한 건 그 콘텐츠들이 어떻게 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도달'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각종 커뮤니티가 어떤 상황인지 분석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온라인으로 청년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청년들이 모이는 공간'을 찾아가서 '공감대'를 먼저 쌓아야겠지요. 다짜고짜 와서 정치 얘기한다고 반길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오프라인으로는 주로 '대면 강의'가 있습니다. 


저도 오프라인 강의에서 '프로게이머', '유튜버'라는 소통 창구로 먼저 학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한 후, 저의 스토리를 녹여내는 방식으로 게임 -> 전략 -> 사회 문제라는 나름의 체계를 만들어 소통 중입니다.


물론 학교에서 특정한 정치적 발언을 하진 않습니다. 사회 참여의 차원에서 왜 이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아주 간략하게 전할 뿐입니다. 


그렇게 저는 '서로의 관심사와 언어'로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게 목적'이지, 이들이 역사적 배경을 정확하게 알고 저와 똑같은 사회 인식을 가지게 만들고, 같은 사상을 주입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건 또 다른 분들의 역할입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해가는 만큼 MZ 세대에게 익숙하고 이에 걸맞은 홍보/소통 방식을 찾아가야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이 모든 건 특정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오랜시간 동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아이디어가 모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 거 같아 간략하게 글을 정리하려 했는데 쓰고 나서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틈틈이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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