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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Jul 10. 2020

자율주행 자동차가 가져올 새로운 교통혁명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

 과감하게 택시 산업을 접고 당장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든, 온갖 법을 총동원하여 택시 산업을 지키든 간에 어쨌든 결론은 하나입니다. 택시는 결국 사라지겠죠. 왜냐면 자율주행 자동차 사용화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없어선 안 될 필수품 중 하나입니다. 출퇴근은 물론,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서 데리고 데려올 때도 우린 자동차를 이용하죠. 또 스트레스가 가득인 어느 날 드라이브를 하고 싶을 때도,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애인과 데이트를 할 때도 자동차를 이용합니다. 버스나 기차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긴 하지만 대중교통은 자동차만큼의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주지 못하죠. 기차와 지하철은 선로가 놓여 있는 곳만 갈 수 있고, 버스는 노선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택시는 내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지만 자동차에 비하면 비용이 너무 비쌉니다. 반면 자동차는 포장되지 않은 도로여도 갈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 곳이 어디든 그곳까지 최대한 데려다줍니다. 자동차는 그 어떤 대중교통보다 ‘이동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효능감을 최대한으로 충족시켜주는 수단인 것이죠.

 우리나라는 가구당 자동차 한 대를 소유하던 마이카 시절을 지나 2014년부턴 가구당 두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이카 시대였던 198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은 고작 2천 불 안팎이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2014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불을 훌쩍 넘겼으니 자동차 구매력이 높아진 건 당연한 처사겠죠. 가구당 보유한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우리의 생활은 좀 더 편리해졌습니다. 차 때문에 부부가 출근길에 싸울 일이 없어졌고, 부부 중 누구나 아무 때고 장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들은 주말마다 부모 차를 골라 타는 재미도 생겼죠. 그러나 자동차가 늘어나는 게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우린 자동차를 편리함의 대명사로 부르지만 사실 자동차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물건입니다. 가격 대비 실제 사용하는 시간이 너무 적기 때문이죠. 우리는 과연 하루에 자동차를 얼마나 탈까요? 미국의 한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하루 24시간 중 우리가 실제로 자동차를 타는 시간은 고작 1시간뿐이라고 합니다. 이는 굳이 연구소 발표를 보지 않고 집에 있는 차를 얼마나 타는지 생각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그 외 나머지 시간은 전부 주차장이나 길가에 정차되어 있는 시간이죠.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우린 고작 하루에 1~2시간 타려고 적게는 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 억 원에 달하는 돈을 매달 나눠 내고 있는 셈입니다. 아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들 중 자동차보다 사용시간 대비 가격이 비싼 건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건 자동차가 주는 만족감이 다른 대중교통보다 높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만약 자동차만큼 만족감을 줌과 동시에 가격이 훨씬 저렴한 새로운 교통 시스템이 나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자율주행 자동차는 만족과 효율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킵니다. 흔히들 자율주행 자동차를 떠올리면 운전자가 운전을 안 해도 돼서 편할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는 단순 운전자의 편리함을 넘어 교통 혁명을 불러올 것입니다. 미국 자동차 회사 GM과 포드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플랫폼 회사로 변혁을 꿈꾸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인터넷을 결합한 새로운 교통 시스템을 준비 중에 있죠. 이들이 꿈꾸는 새로운 교통 시스템이란 이렇습니다. ‘무수히 많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정처 없이 도로 위를 계속 달리다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목적지를 입력하면 근처에 있던 자율주행 자동차가 픽업해 목적지로 데려간다. 목적지에 승객을 내려준 자율주행 자동차는 다시 도로를 배회하면서 다른 승객을 기다린다.’ 만약 이런 새로운 교통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내 명의로 된 자동차는 없겠지만 가진 것과 다름없는 만족감(이동의 자유)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간 맞춰 집 앞으로 와서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줄 텐데,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자동차를 살 일이 있을까요? 더군다나 고작 하루에 한 시간을 타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밖에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불러올 영향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되면 교통 체증이 사라질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 서울 종로, 강남 등 직장인이 많은 도시의 도로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입니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은 도통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죠. 우리가 매일 이 같은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는 이유는 모두가 자동차를 끌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로 인해 사람들이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게 되면 교통 체증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 출퇴근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자율주행 자동차를 함께 타게 되면 도로 사정은 더 나아지겠죠. 서울 시내 고질병 중 하나인 주차장 문제도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해결될 겁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승객을 내린 뒤 다시 도로를 배회하다가 다음 승객을 태우면 되기 때문에 주정차가 필요 없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 없이도 계속 달릴 수 있어 도로 위가 곧 주차장이 되죠. 이렇게 되면 새로 짓는 아파트나 상가 건물에 주차장은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앞으론 건물을 짓는데 주차장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될 겁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개인 자산을 절약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자동차는 그 자체로도 비싼 물건이지만 소유함으로써 드는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각종 보험료와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진비용, 기름 값, 수리비용까지 자동차는 소유하고 있는 것 자체로 돈 먹는 하마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교통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이 같은 부수비용들이 들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동차 구매를 더 꺼려할 것입니다. 심지어 가지고 있는 자동차마저 당장 처분하려 할지도 모르겠네요.


 정부도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화석연료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로 2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환경오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매년 지구는 뜨거워져 관측 이래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죠. 한 독일 대학의 연구팀에 따르면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에 따른 대기오염이 평균 수명을 2.2년 단축시킨다고 한다. 1952년 영국 스모그 사건은 1만 2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유엔 보고서도 대기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연간 700만 명이라고 발표했으며, 국내 언론 또한 매년 초미세먼지로 1만 2천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대가였죠. 최근 몇 년 간 서울 시내를 뒤덮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 발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하지만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와 자동차도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 정부와 각 지자체는 국민들에게 차량 2부제를 권하고, 노후차량에 대해선 벌금이나 운행금지를 검토하고 있죠. 서울시는 미세먼지 심해지자 한 때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시민들의 자동차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처럼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를 줄이기 위해 각종 방법을 마다하지 않는 정부 입장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환영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입되면 자동차 수가 줄어들 것입니다. 게다가 차세대 자동차는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자동차일 가능성이 높아 더 친환경적입니다. 따라서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정부는 누구보다 팔 뻗어 환영하겠죠.


 자율주행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도로 위를 달리게 되면 진정한 차량 공유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이미 기업들은 자율주행 자동차 생산에 뛰어들었고 시민과 정부는 손꼽아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오면 택시는 자연스럽게 사라고 말 것입니다. 지금은 정부가 택시업계를 지켜주고 있지만 그때가 되면 정부도 지켜주기가 어렵겠죠. 카풀로부터 택시를 지켰을지는 몰라도 자율주행 자동차로부턴 택시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영국의 마부들은 붉은 깃발법에 30년 간 기생해 생존했지만 지금 택시기사들이 가진 시간을 길지 않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구하는 기업들은 2020년대 초반이면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거든요. 지금은 정부도 택시업계도 택시 지키는데 몰두할 때가 아닙니다. 결국엔 사라질 택시를 대비해 ‘어떻게 연착륙시킬까?’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죠. 카풀 시대에,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어떻게 택시기사들의 일자리를 보장해줘야 할지를 논의하고 고민할 시점이라는 겁니다.


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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