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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Oct 05. 2020

AI가 추천하는 주식 종목 어떠세요?

증권 중개인은 사라지는 직업입니다.

 요즘 주식 시장이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로 접어들자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가 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도 2019년 10월 1.25%였던 기준금리를 2020년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0.75%와 0.5%로 인하했습니다. 7개월 새 0.75%나 낮춘 겁니다. 정부는 예외적으로 재난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국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로 경제가 위축되면서 가계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었죠. 보통 금리 인하는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부양책으로 쓰는 방안 중 하나입니다. 이론상으론 금리가 떨어지면 개인과 기업은 돈을 빌려 투자를 합니다. 금리 인하로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가 상승하면서 위축된 경제가 서서히 살아납니다. 정부는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금리를 낮추긴 했지만 이 역시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돈이 많은 개인들은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에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현안이 바로 부동산 가격 조정입니다. 각종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가격을 규제하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습니다. "부동산 많이 들고 있지 마라.", "다주택자에게 세금 많이 부과하겠다."는 메시지도 꾸준히 발표했죠. 그러자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이 아닌 주식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20년 1월 코스피 지수는 2,277.23 포인트였습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2월과 3월에 코스피 지수는 1,439.43 포인트까지 떨어졌죠. 그리곤 정부의 통화정책(금리인하, 현금지급)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8월에 2,458.17 포인트까지 오르면서 회복을 합니다. 여기에 sk 바이오팜, 카카오 게임즈, 크래프톤, 빅히트와 같은 비상장 회사들이 상장 심사를 넣으면서 주식 시장엔 사상 처음으로 60조가 넘는 돈이 들어갔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실물경제는 침체되어있는데 정부와 은행이 현금을 풀면서 주식 시장이 때아닌 호황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코스피 지수가 1,400에서 2,400으로 오르면서 ‘아무거나 사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생전 주식을 안 해보던 사람들까지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코스피 지수가 끝을 모르고 오른다고 한들 이런 호황기에도 떨어지는 종목이 있고, 오르는 종목이 있기 마련입니다. 주식 장이 좋다고는 하는데 어떤 회사가 전망이 좋고, 어느 타이밍에 주식을 사고팔아야 하는지 초보 주식투자자들로서는 알 길이 없죠. 그래서 주식 방송도 켜보고, 책도 읽어보고, 분산투자도 해보지만 마이너스를 보기 십상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제법 돈 좀 벌었다는 슈퍼개미들도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데 무슨 수로 초보자들이 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그제야 돈을 조금 들여 유명 투자상담사나 증권 중개인을 찾아봅니다. 그렇게 해서 그나마 돈을 벌면 다행이죠. 문제는 상담을 받아도 돈을 벌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겁니다. 사실 유명하다는 투자상담사나 증권 중개인도 내일 주식이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수천 개나 되는 주식 종목 중 어떤 종목이 오를지 어떻게 알까요? 증권상담사들도 해외증시 확인하고, 들리는 뉴스들 체크하면서 조심스럽게 ‘예측’을 할 뿐입니다. 내일 오른 종목을 안다면 투자상담사를 하지 않겠죠. 본인이 투자해서 돈을 벌지. 결국 ‘얼마나 잘 예측하느냐?’가 유명 투자자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최근 주식 시장엔 AI 주식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빅 테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주식 프로그램은 제법 예측을 잘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술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몇 년 뒤엔 지금보다 예측률이 더 높을 것입니다. 경제학에서 주식 시장을 완전 경쟁 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 누구나 모든 정보를 받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정보가 공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이 주식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게임 회사 주식을 산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첫 번째로 회사의 가치와 성장세를 알아야겠죠. 그다음엔 회사의 게임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게임이 수출되는지, 혹 한한령 같은 규제 때문에 외국 시장엔 막혀있는 건 아닌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게임 회사가 다른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투자를 한 곳이 있다면 그 회사 소식도 알아봐야 합니다. 분명 내가 사고 싶은 건 게임 회사인데 알아봐야 할 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정보를 일일이 찾다 보면 구매할 타이밍을 놓치게 됩니다. 안 찾고 구매했다가는 돈을 잃을 수도 있죠. 이 모든 게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종목을 열어봐도 항상 오르기만 하거나 항상 내리기만 하는 그래프는 없습니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파동 그래프를 그리죠. 수요와 공급에 따른 일종의 규칙이 있는 겁니다. 이런 규칙들은 개인이 아무리 정보를 찾아봐도 알 수가 없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프로그램이라면 말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AI 프로그램도 완벽하게 맞추진 못하겠죠. 하지만 사람보단 예측을 더 잘할 수는 있을 겁니다. AI 프로그램이 투자 상담사, 증권 중개인보다 예측을 더 잘하는 순간 이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AI 프로그램은 이들에 비해 비용도 훨씬 저렴합니다. 지금도 유명하다는 투자자들에게 종목 추천을 받으려면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저렴한 값에 높은 예측률로 종목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곧 옵니다. 투자상담사, 증권 중개인이 사라지는 시대가 멀지 않다는 얘기죠. 금융업에는 프로그래머들만 남는 세상이 멀지 않았습니다.

출처.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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