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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내가 가장 나다웠던 순간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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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유스보이스 Feb 15. 2022

내 다음 스텝을
스스로 찾게 해주었어요

유스보이스 프렌토, 전다인

내 다음 스텝을
스스로 찾게 해주었어요

인터뷰어 : 유스보이스 프렌토, 전다인

인터뷰이 : 유스보이스 프로젝트 매니저, 윤성민.

#. 내 다음 스텝을 스스로 찾게 해주다.

청소년 시기 새로운 걸 시도하고, 사람 만나는 걸 어려워했다. 또 다음 스텝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에,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스보이스 활동을 하며 그 생각이 변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도하는데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 내가 다음 스텝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대해 ‘왜’ 그래야 하는지 생각하게 됐다. 결국, 왜에 대한 답변은 나에게 있다. 유스보이스를 통해 내 다음 스텝을 내게 묻고, 그것을 하는데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전다인님의 인터뷰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청소년 시기에 유스보이스를 경험했고, 현재는 문구 브랜드 운영과 영화를 공부하는 전다인입니다.

유스보이스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같은 학교를 다녔던 친구가 프렌토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그 친구가 추천을 해줘서, 처음 유스보이스를 알게 됐습니다. 프렌토를 하기 전에 1일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때 재미를 느껴서 프렌토를 시작하게 됐어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내 목소리를 내는 활동과 그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하는 활동을 중점으로 했어요. 환경을 살리자는 취지로, 길바닥에 있는 껌딱지에 그림을 그리는 활동도 했어요. 꿈딱지라고 부르면서 재밌게 했었어요.(웃음). 다양한 방식으로 내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꿈딱지

유스보이스를 만나기 전, 다인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유스보이스 활동 전에는 두려운 것도 많고, 사람 만나는 것도 힘들어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고, 제 생각을 표현할 기회도 많이 없었거든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막상 꺼내서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처음으로 다인님이 자신의 목소리를 낸 건 언제였어요?

어릴 때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에 다녔어요. 그래서인지 유일하게 칭찬받는 과목이 미술이었고, 중 3 때 미술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엄청 잘 그린다는 아니지만, '나 미술 좀 잘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자신감도 얻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내가 이 분야를 계속 공부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그 이유로 미디어 고등학교에 갔어요. 처음 특성화고 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좋아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그때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 같아요.

그렇게 목소리를 내서 들어간 미디어고등학교에서, 다인님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었나요?

고 2 까지만 해도, 미대 진학이 유일한 목표였어요.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프렌토를 하면서 꼭 미대만이 답이 아니고, 다른 분야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전까지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친구들만 있었다면, 유스보이스에서는 주체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걸 보며 생각의 방향이 유연해졌어요. 하고 싶은 게 뚜렷해졌달까? 원래는 그런 성격이 아닌데, 프렌토를 하며 조금 변했어요. 프렌토를 통해 나한테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고, 시도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진 것 같아요.

사전제작지원도 그런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었나요?

프렌토가 끝난 뒤 여름방학에 했던 걸로 기억해요. 친구들이 수능 공부할 때, 전 사전제작지원을 했어요. 처음에는 '갭이어' 관련 지원서를 썼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찾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는 다른 다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이 당연시 여겨지잖아요? 저도 그랬고. 하지만, 프렌토를 하면서 느낀 건 꼭 그렇지만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스스로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그 생각을 실현하고 싶어서 2주에 한 번, 3주에 한 번 만나서라도 스스로의 갭(시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막연하게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아보자'가 아니라, 여러 분야를 경험하며 알아보자는 취지였어요. 영상을 했는데, 재밌었어. 그림을 했는데, 나랑 안 맞더라. 이런 걸 경험을 통해서 알아보자는 캠페인이에요.

프렌토 활동이 그런 캠페인과 시도의 밑거름이 된 걸까요?

프렌토 활동이 갭이어 캠페인의 밑거름이었어요. 프렌토를 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그게 너무 괜찮고 재밌었던 거죠. '보편성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였어요. 프렌토 이전에는 미디어를 좋아하고, 디즈니 덕질하는 걸로 유별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프렌토에선 저의 성향이 너무 당연한 거였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찾는 게 당연하게 되고, 제 취향을 뚜렷하게 말하는 게 일반적인 거죠. 그때 보편성의 기준이 환경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만약, 내가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구성원들이 사회에서 말하는 일반화된 진로 방향에 의심을 품는다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진로 탐색을 한다면? 그 활동이 또 하나의 진로탐색의 보편적 기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렌토 프로그램 특성을 그대로 갭이어 캠페인에서도 유지하려고 했었어요.

결과적으론 '지금 이것이 나의 결정이다.'라는 영상물이 됐어요. 상영회도 하셨는데, 당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하나였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남들 신경 쓰지 말고 하자.' 사전제작지원을 할 때, 엄마한테 충동적으로 "나 대학 안 갈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엄마가 "남들 다 하는 건데, 안 가도 되겠니?"라고 물어보셨는데, 저도 제가 하는 것에 확신이 없어서 뚜렷하게 답변을 못 했어요. 하지만, 사전제작지원 작품을 엄마한테 보여줬을 때, "네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되게 진지하게 너에 대해서 생각했구나.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용기를 가지고 네가 하고 싶은 걸 찾고 있었구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주셨고, 당시 영상 제작을 아빠 오피스텔에서 했는데, 아빠가 "열심히 하네?"라고 말해줬던 게 기억나요. 부모님도 좋아하셨고.

사전제작지원 상영회. 왼쪽에서 두 번째 전다인님.

프렌토와 사전제작지원으로 다인님이 느꼈던 건 뭐였나요?

'하나의 길만 있는 건 아니다.'라는 걸 깨달았어요. 현재 캐릭터 문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 시작할 때 했던 생각도 '돈을 버는 방법이 꼭 취업이어야 할까?'였어요. 그런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고, 평소에 하던 디자인과 연결돼서 이루어진 거예요. 요즘 보면 1인 브랜드나, 청년 창업이 많아지는데, 그걸 보며 용기를 얻었어요.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라면서.

사회가 어느 정도 정해놓은 답과 길을 가지 않고, 나만의 방식대로 해보니까 괜찮고, 거기서 용기를 얻어 새로운 걸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하는 게 정답은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틀린 건 아니겠다는 생각과 후회하지 않을 거란 자신감은 있어요. 내가 오로지 내 길을 선택하고, 그것에 한 발짝 내딛는 것의 중요성을 유스보이스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꼈어요. 그래서 유스보이스 활동이 제게 주는 의미가 커요.

유스보이스 활동만의 매력은 뭐였어요?

유스보이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요. 유스보이스 활동은 언제나 과정이 중심이었어요. 내가 이걸 어떻게 사고하고, 방법까지 이끌어내는지. 그 과정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 같아요. 결과물이 목표가 아니라, 방법과 과정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많았어요. 멋진 결과물보단, 빛나는 과정에 더 가치를 두는 거죠. '이렇게 하면 잘할 수 있어.'가 아니라, 내가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고, 어떻게 풀어나갈지 생각하고 지지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유스보이스를 하면서 정말 멋진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저를 마냥 어리게 보는 게 아니라, 한 명의 구성원으로 대해주고,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줬어요. 너무 고맙죠.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 중 하나예요. 이런 특징과 만나는 사람들이 좋아서 프렌토를 연임했어요.

청소년 시기에 나에 대해 생각하고, 활동하는 경험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저희는 알게 모르게 사회에서 너무나도 자신감에 찬 답변을 듣고 있잖아요? 고등학교 졸업하면 대학에 가야 한다, 대학 졸업하면 취업해야 한다. 다음 스텝이 너무 뚜렷하게 정해져 있는 거예요. 뭘 해야 하는지가 너무 명확해요. 그런데 그걸 '왜' 해야 하는지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왜'의 답이 개인의 취향, 성향, 적성,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스보이스 활동은 그 '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활동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왜'의 답은 나 자신에게 있는 건데, 유스보이스는 그런 나 자신에 집중하고, 그 답을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시험 유형으로 보면 유스보이스 활동은 서술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답변이에요. 그냥 맞히면 3점인데, 과정까지 맞히면 10점이잖아요? 내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하게 서술할 수 있는 방법. 그게 왜 정답인지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유스보이스 활동이 청소년 때의 다인님께 어떤 영향을 줬나요?

찾아보는 걸 두렵지 않게 해 줬어요. 내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찾고, 도전하는 능력을 배웠어요. 무언가를 처음 할 때 그 낯섦이 두렵기도 한데, 청소년기에 유스보이스를 겪고 나니, 그런 게 쉬워졌어요. 또 유스보이스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걸 똑같이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런 부분들이 소속감을 느끼게 해 주었고, 그 소속감이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하기 전에도 영화를 좋아했고, 영상을 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디자인을 전공하다가, 영화 전공으로 바꾸고 다른 학교로 편입했어요. 저는 단순히 디자인, 영화가 아니라, 미디어 자체를 좋아해요. 결국 미디어란 내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이고, 어떻게 전달할지가 주요 관심사예요. 도장 깨기 하듯이 디자인을 공부했고, 영화 공부도 하고 있어요. 유스보이스에서 배웠던 새 로운 시도에 대한 자신감이 지금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지금도 디자인하면 배운 걸 굉장히 잘 쓰고 있어요. 요즘 많이 느끼는 게, 내가 그때 디자인 공부를 안 했으면, 이 화면 구성을 할 때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도 해요. 타이틀 만들 때도 도움이 많이 되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 없이 여러 분야를 아는 것도, 한 우물만 파는 것 못지않게 멋지고 좋은 일인 것 같아요.

20주년이 되는 유스보이스가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까요.

제가 경험한 청소년 시기의 활동 중, 청소년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 건 유스보이스가 유일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소중해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목소리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서포트해 주려는 노력과 마음이 엄청 고맙고 좋았어요. 유스보이스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깨닫는 것에 목표를 둬요. 단순 지식의 배움을 넘어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차별점이에요. 그런 점을 꾸준히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판을 계속 벌여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