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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스보이스 Dec 07. 2015

청소년들의 목소리, 히얼유아

다섯번째 이야기 문아현

“Hear, you are! Here, you are!” 

‘히얼유아 시즌투’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지는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이번 ‘히얼유아 시즌투’의 다섯번째 주인공은 세종대에 재학중인 문아현 친구입니다.

‘문아현 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것을 봐도 제가 떠오를 만큼 뚜렷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Young and Modesty,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라!”라는 좌우명으로 자기 자신에 떳떳할 수 있는,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닌 21살 문아현 양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1. 아무래도 나를 빼고는 사람들이 너를 모를 것 같아.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줄 수 있어??

A. 안녕하세요. 저는 세종대학교 신방과 2학년에 진학중인 문아현입니다! 처음에 낯을 많이 가리지만 좋은 사람들하고 시간 보내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싫은 일이어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 그것만으로도 값진 시간을 보내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2. 그렇지 않아도 마인드맵에서 “Young and Modesty”가 눈에 띄는데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 운영하는 블로그 이름도 이거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야?

A. 블로그를 위해서 만든 건 아니고(웃음) 고등학교 때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영화관에서도 애니메이션 찾아 볼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어. 나랑 함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우리는 계속 이렇게 어리게 살자!”라고 하는거야.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하고 힘들겠지만, 지금 같은 마음을 잊지 말고 젊게 살자는 의미에서 ‘어리게 살자’라는 좌우명이 생기게 됐어.

또, 나는 수능을 평소 모의고사보다 잘 보게 되었는데 그 당시 이 얘기를 내 입으로 한 적이 없었어. 또 싸움을 싫어해서 친구들끼리 싸우면 말리기도 하고, 남 욕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친구들끼리 그걸 ‘겸손하다’는 방식으로 칭찬을 해줬어! 그래서 아 내가 살고 있는 이 방식이 잘 살고 있는 거구나. 이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내 모토는 ‘Young and Modest’가 됐고, 블로그 이름도 그렇게 지어진거야. 이 말을 보면서 계속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Q3. Young and Modesty말고도 또 Motto가 적혀있네? 너만의 특별한 좌우명이 있어?

A. 힘들었던 기억도 나중에 돌아보면 ‘그땐 그랬지’라고 생각하곤 하잖아? 나는 누군가 나에게 지금까지 후회되는 일이 있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대답할 것 같아.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 지금까지 연연할 만큼 후회하는 일이 없었거든.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내 Motto는 “기회가 오면 잡기, 할까 말까 싶으면 하기,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면, 하고 후회하기!”야. 총학생회를 하려고 결심한 것도 이 모토 때문이었어. 이 모토를 보면서 항상 나는 스스로도 자랑스러운 사람, 떳떳한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야. 그래서 1년에 하나씩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어.


Q4. ‘1년에 하나씩 목표를 세우기.’ 잘 지켜지고 있어? 왜 그렇게 하는 거야?

A. 고1 땐 중학교 친구들과의 싸움에 지쳐있어서 ‘내 감정을 드러내지 말자.’가 나의 목표였어. 그 땐 블로그를 안할 때였고, 한창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으로 사람들이 옮겨가는 중이어서, 싸이월드에 사람이 거의 없었어. 그래서 비공개 다이어리에 1년 목표를 생각날 때 적어놨어. 그걸 보면서 머릿속에 입력해 놓는 거야. 입력해 놓는다고 전부 되는 건 아니었지만, 다이어리를 보면서 지킬 때가 많았어.

덕분에 매년 1월 1일에 다짐을 하는 게 습관이 됐어. 고2 때는 “좋은 생각만 하기”를 목표로 잡았는데 이게 제일 잘 지켜졌던 것 같아.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피해 받는 건 결국 나 자신이더라고. 그래서 이걸 목표로 삼았었지. 고3 때는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더라도 내 자신에게 한탄하지 말기, 그렇기에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기.’가 목표였어. 항상 모든 일들을 열심히 하되, 그 과정에서 후회를 느끼지 말자고 계속 생각했어. 대학의 하한선은 정했지만 특정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진 않았던 것 같아. ‘무조건 좋은 대학 갈 거야’가 아니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 정말 대학이 아니라 과를 목표를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결국 내가 목표를 세우는 건 ‘목표 속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야. 주문을 걸듯이 계속 생각하는 거지. 그렇게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다보면 자연스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Q5. 멋있다! 항상 후회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인상적인 것 같아. 지금 하고 있는 단과대 학생회 활동도 그렇고 바쁘게 사는 것도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는거지?

A. 음악과 페스티벌에 관심이 있다보니까 기획에 대해서도 관심이 점점 생겼어. 고1 때 ‘문예진흥부’가 학교 축제를 직접 기획하고 스태프가 되어 일을 한다고 들었는데 거기에 확 꽂혔어. 다른 부서에 비해서 경쟁률이 셌지만, 그렇다고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지원을 했지. 7:1의 경쟁률을 뚫고 정말 운이 좋게 뽑히게 됐어. 그렇게 2학년이 돼서 처음으로 축제를 기획·총괄을 했어. 무대 뒤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왔나 살짝 확인했는데 강당에 사람이 꽉 차 있는 거야. 그 장면이 정말 감동스러워서 울 뻔했어. 내가 기획한 축제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줬다는 게 정말 좋았어.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생이 되어서도 입학하자마자 단과대 학생회에 지원해서 일을 하게 됐어. 기획국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대신 홍보국을 맡게 됐어. 홍보국의 일이 비록 기획은 아니었지만, 행사의 이미지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 제작한다는 게 기획이랑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어. 또 독학으로 포토샵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지. 생각해보면 기획국을 하지 못하게 된 게 나에겐 또 다른 경험이고 기회가 된 것 같아.

그리고 얼마 전에 내년에 총학생회 활동 제의가 들어왔는데 처음에 거절했다가 결국 수락했어. 사실 2학년 때까지만 학생회를 하고, 3학년부터는 음악 페스티벌 서포터즈를 할 생각이었거든. 그런데 생각해보니 학생회 활동은 학교 다닐 때만 할 수 있는 활동이잖아? 인생을 길게 봤을 때 하고 싶은 음악 페스티벌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으니까 잠시 미뤄두기로 했어.


Q6. 음악과 페스티벌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어? 마인드맵에도 ‘인디’, ‘힙합’, ‘페스티벌’이 있네! 모두 음악으로 통하긴 하지만, 각자 차이점이 크잖아. 이 모든 걸 왜 좋아하게 된 거야?

A. 고1 때 친구의 MP3에서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가수를 처음 알게 됐어. 이름이 너무 특이한 거야. “가수 이름이 이게 뭐야?, 나한테는 빅뱅이 최고야.” 했는데 지금까지 듣던 노래랑 너무 다른 거야. 이 노래는 정말 신세계였어! 잔잔하고 조용한데 거기서 할 말은 다하고, 사소한 인생 이야기를 담아내는 게 정말 좋았어. 내가 처음 들은 노래는 ‘앵콜 요청 금지’인데, “우린 끝난 사이니까 다신 만나지 말자”는 말을 ‘앵콜 요청 금지’로 표현을 한 거야. 이 가수의 노래를 듣다가 다른 인디음악을 다 찾아보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제일 좋아하는 장르가 됐어.

힙합도 고1 때 처음 접했어. 그냥 앨범 표지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듣게 된 노래의 가수가 ‘매드클라운’이었어. 힙합은 마냥 욕이 많이 나오고 강한 음악이라는 내 편견을 와장창 깼어. 잔잔한 힙합! 잔잔한 멜로디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는 것도 힙합이란 걸 알게 된 거지. 페스티벌은 주로 나 혼자 가.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을 때와 라이브는 하늘과 땅차이인 것 같아. 한두 푼 아닌 돈이 드니까 친구에게 섣불리 같이 가자고 하지 못해서 혼자 가는 거야. 혼자 듣는 것도 좋지만 페스티벌에서 느낀 감정을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해!



Q7. 그리고 널 보면 항상 옷, 패션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아! 또 얼마 전에 CamScon에 실린 화보를 봤어! 진짜 축하해(짝짝짝) 어떻게 실리게 된 거야? 찍고 나선 어땠어?

A. 옷을 좋아하지만 내가 잘 입는다고 생각하진 않아. 요즘 워낙 잘 입는 사람이 많잖아. 우연히 좋아하는 스타일을 보면 찍어뒀다가 나중에 한 번씩 시도를 해보고 있어. 과한 건 못하지만 하나씩 포인트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 너무 과한 건 나도 못 하겠더라고. 옷도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해. 잘 입지 못해도 오늘 ‘문아현처럼 입었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 ‘나만의 개성이 있고, 그걸 다른 사람들도 인정해주는 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하거든.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레 패션에 더 많이 관심이 가는 것 같아.

얼마 전에 찍은 화보는 고등학교 때부터 ‘내가 대학교를 가면 패션 화보에 꼭 찍히고 말거야!’라는 게 하나의 목표였어.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꼭 찍힐 거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가 포토그래퍼가 된 거야. 먼저 부탁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정말 옷 자체만을 두고 찍히고 싶단 생각해서 하지 않았는데, 친구에게 먼저 연락이 왔어. 그렇게 찍게 되고 결과물을 보니 배경은 정말 예뻤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아. 모델이 됐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색하고 낯간지럽더라고. 친구가 예쁘게 찍어줘서 결과물은 잘 나왔는데 과정이 정말 힘들었어. 촬영은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다음에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한편으론 못할 것 같기도 해(ㅠㅠ)

촬영을 하면서 사진에 나오고 포즈를 취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온 몸으로 느꼈어. 그런데 내가 좀 더 대담한 성격이었으면 수월했겠지? 원래 내가 약간 활발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 소심하고 자존감 낮은 거에 고민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CamScon을 계기로 앞으로 더 대담하게 살아보자고 생각하기도 했어.



Q8. 음악, 공연, 마블영화에도 관심이 많고 학생회 같은 활동도 많이 하고 있는데, 너는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 이유는?

A. 아직까지는 ‘인디음악 공연 기획자’가 되고 싶어. 처음에 학생회 활동을 한 것도 축제를 기획하고 싶어서였어. 거기에 좋아하는 인디 음악도 결합된 거지. 페스티벌을 가면서 ‘와, 나도 저런 무대를 만드는, 또 이런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이 분야의 서포터즈도 정말 해보고 싶어. 그렇지만 서포터즈를 해보면 마음이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직까지는’이라고 말한 거야. 이 직업에 대해서 이상을 가지고 있어서 또 바뀔지도 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해보고 싶어!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직까지는 인디음악 공연기획자요!”라고 해.


Q9. 많이 바빠 보이지만 그래도 활기차보여! 그렇다면 요즘 어떤 게 고민이야?

A. ‘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나를 바쁘게 굴릴 것인가.’ 이게 고민이었어. 쉬게 되면 다시 무언가를 도전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겠지만, 너무 심심해서 못 견딜 것 같았어. 그래서 계속 나를 바쁘게 혹사시키기로 했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결과물을 보면서 뿌듯해하자. 내 몸은 썩어 들어갈지언정(웃음)


Q10. 마지막으로 그저 직업이 아니라 앞으로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어떻게 살고 싶어?

A. 나는 문아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 긍정적인 의미로 ‘문아현답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야. 예를 들면 나처럼 키 작은 사람들을 보면 “문아현 같아~”고 떠올리든지, 뭐 내 성격과 특징들이 남들이 보기에도 뚜렷해지는 것!. 그래서 어떤 걸 보면 내가 떠오를 만큼 “뚜렷한 사람”이 되고 싶어. 닉네임 하나 정하기 어려워서 쩔쩔맸던 문아현이 아니라 이젠 ‘달아현’이라는 날 대신할 이름도 찾고 했듯이, 정체성이 뚜렷한 사람!

그리고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어. 후회가 없는 게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후회하지 않게,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야. 물론 가끔은 어쩔 수 없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그걸 하고 싶은 일과 연관시켜서 열심히 할 거야. 결국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럼 힘들더라도 그게 재밌고, 뿌듯할 테니까. 아직 사회의 쓴맛을 못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웃음)



히얼유아 시즌2 A조-정혜림, 황혜림,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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