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스보이스 Feb 15. 2022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어요

박하늘, 프렌토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어요.


인터뷰어 : 유스보이스 프렌토, 박하늘

인터뷰이 : 유스보이스 프로젝트 매니저, 윤성민.


#.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자신감.

유스보이스에서 1년간 프렌토로 활동했다. 디자인 담당이 되어 직접 매거진을 만들었다. 당시 만들었던 매거진이 주요하게 대학 입시에 활용됐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활동하며 꾸준히 유스보이스와 함께 하고 있다. 새롭게 바뀐 유스보이스 2.0 로고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유스보이스를 통해 자신이 온전히 디자인 한 작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디자인 작업을 하는 박하늘 디자이너에게 그때의 유스보이스의 이야기와 지금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들어본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하늘입니다. 프렌토 18, 19기로 활동했고, 현재는 계원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과 3학년으로 재학 중입니다. 학업과 디자인 외주를 병행하며 프리랜서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주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하고, 웹사이트 디자인과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박하늘님.

어떻게 유스보이스와 함께하게 되셨나요?

중학교 3학년 때, 독립영화를 만드는 모임에서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있었어요. 그 언니가 프렌토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너무 재밌어 보였습니다. 당시 학교 밖에서 진행하는 사진 찍기, 영화 제작을 좋아했는데, 프렌토에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마음껏 지원해준다기에 지원했습니다.


프렌토 활동 중 기억나는 게 있나요?

인터뷰도 하고, 자기계발 여행도 가고,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요. 가장 주요하게 했던 건 프렌토 매거진을 만드는 거였어요. 매거진을 어떻게 구성할지 기획하고, 표지와 내지 디자인 작업을 했어요. 당시 이런 디자인을 해본 경험이 전무해서 (웃음). 집 근처 독립서점에 가서 편집 디자인 워크숍을 들으며 배웠던 게 기억나네요.


매거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처음 해보는 거니까, 처음에 이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총 두 권을 만들었는데, 첫 번째 매거진 때는 정말 날것의 감성이 담겼던 것 같아요. 두 번째 매거진은 인디자인을 배워서 조금 정제된 매거진을 만들었어요. 내지 만들기와 글 편집, 모두 처음이었는데. 글의 구성을 어떻게 할지, 그 과정에서 프렌토 멤버들의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서 보여줄지도 고민이 됐던 것 같아요.



매거진에 어떤 활동을 담았나요?

6개월 동안 진행한 프렌토 활동을 한 권에 보여주는 작업이니까, 프렌토에서 했던 모든 활동을 다 담았습니다. 그걸 편집하고, 구성하는 게 제 역할이었는데, 지금 보면 엉망진창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재밌었어요. 지금 하라고 하면 이런 구성으로 하지 않겠지만, 10대 때 아무것도 모른 채로 할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두 매거진을 비교하면, 두 번째가 더 완성도 있었지만, 재미로 따지면 첫 번째가 더 좋았어요. 판형과 크기도 이상했고, 아무것도 몰라서 할 수 있는 요상한 레이아웃도 많았어요. (웃음). 유스보이스가 막 엄청 잘 만든 결과물을 원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했으니까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프렌토 두 번째 매거진 중


그때 만들었던 매거진이 하늘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화면으로만 보던 작업물을 직접 매거진으로 엮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인디자인처럼 익숙하지 않은 툴도 다뤄보면서, 새롭거나 처음 해보는 것도 일단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접해본 적 없는 매체에 접근하는 장벽을 없애준 것 같아요.


또, 제가 직접 매거진을 만든 거잖아요? 그런 점이 저에게 성취의 경험을 줬다고 생각해요. 오늘 일찍 잠들기 성공했다 같은 일상적인 성취가 이니라, 정말 내 힘으로 창작을 해서 결과물을 만든 성취감이요. 그런 성취의 경험이 저에게 좋은 영양분이 됐어요.


그런 성취의 경험이 왜 필요할까요?

청소년 시절 성취의 경험은 자신감과 자존감에 연관되는 것 같아요. 내가 내 힘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세상에 하나 있다는 게 삶에 자존감을 높여줘요. 그렇게 높아진 자존감이, 실패해도 다른 것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주고. 


앞서도 말했지만, 유스보이스는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작품을 원하지 않았어요. 그저 청소년 스스로 기획해서,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 그 덕분에 무언가를 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시기엔 그런 경험을 할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인데, 그 기회를 만들어 준 게 프렌토였습니다.


졸업 전시회 작품 설명 중


당시 직접 매거진을 기획해서 만들라고 했을 때, 어땠어요?

사람마다 느끼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저는 정말 좋았어요. 엄마 아빠 말고, 제삼자가 나를 믿어준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청소년 시기에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해요. 청소년 시기에 부모님조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제삼자가 나를 믿어준다는 건 엄청난 힘이죠.


또, 어른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거랑, 정말 엉망이어도 내가 밥상을 차려본 거랑은 달라요. 결과는 전자가 더 좋겠죠. 하지만 남는 건 없어요. 반면, 내가 처음부터 다 해본 건 다 기억에 남고, 무언가 깃발을 꽂은 것처럼 해냈다는 느낌이에요. 



청소년이 마음껏 하도록 지원해주는 게, 하늘님이 생각하는 유스보이스일까요?

저는 그 부분이 유스보이스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청소년 지원사업은 많아요. 하지만, 청소년한테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정말 다 해봐." 이렇게 말하는 사업은 없었어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지원해주고. 보통은 선생님이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해봐라고 하지, 활동의 틀부터 실행까지 전부 해보라고 한 건 유스보이스가 처음이었습니다.


앞서 선생님이 틀을 만들고, 더 좋은 결과물을 원하는 게 어떤 부분에선 어른들의 욕심 같아요. 청소년이 무언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 그런 욕심이 들어오다 보니 자꾸만 틀이 생기고, 원하는 결과물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유스보이스는 그렇지 않고, 청소년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중요하다, 청소년이 원하는 걸 하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더 하고 싶은 건 없냐고 물어봐줬고.


당시 활동이 하늘님의 진로나 이후 활동에도 영향을 줬을까요?

뭔가를 더 배워야겠다는 욕심을 생기게 해 줬어요. 무언가를 만들었는데, '내가 이걸 배우면 더 잘 만들 것 같은데?' 그런 거요. 내가 대학에 가서 이걸 배우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줬어요. 특성화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대학에 가서 더 배우면 더 멋진 걸 만들 수 있겠다는 문을 보여준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대학교 면접에서도 포트폴리오로 프렌토에서 만들었던 매거진을 제출했는데, 매거진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주셨어요.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문을 보여주고, 그 문을 여는데도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시절에 미디어를 활용해 내 이야기를 표현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미디어는 익숙하고, 흥미롭고, 접근하기 쉽고.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흥미의 확장도 쉽고. 저 역시도 처음엔 사진 찍는 걸 좋아했어요. 사진을 찍고 포토샵을 하다 보니까 디자인에 관심이 생겼고. 디자인 작업을 하다가 적성을 찾은 거예요. 대학에서 디자인 전공을 하고, 졸업 전시도 하고. 


미디어라는 도구가 나를 탐색하기 너무 좋아요. 나를 표현하기도 좋고. 다양한 미디어를 다뤄보면서, 내가 가진 흥미와 적성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럴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과 취향을 알 수 있고. 특히 청소년 시기가 나를 알아가는 시기잖아요? 나를 알아가는 딱 맞는 시기에, 나에게 맞는 미디어를 다뤄보는 게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미디어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졸업 전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시 제목은 '보이시나요.'예요. 코로나 때문에 수업이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모든 수업과 회의를 할 때 첫마디가 "보이시나요?"였어요. 시각디자인과가 보이는 모든 걸 디자인하는 학과예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보이시나요?"라는 물음이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죠. 작업물이 보이냐, 우리의 미래가 보이냐, 취향이 보이냐 등 다양한 뜻을 담을 수 있는 제목이라 생각해서, 제목을 정했어요.


전시를 기획하면서 1년 동안 각자가 본 게 너무 달랐어요. 각자의 공간과 시간에서 각자의 작업을 한 거죠. 그 각기 다름을 하나의 풍경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전시자 한 명 한 명의 위치와 환경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모듈을 만들었고, 그 모듈로 전시자 개개인의 그래픽 모듈을 만들었어요. 그걸 합쳤을 때 하나의 풍경이 되고. 그게 제 졸업 전시이자, 작품입니다. 그밖에 메인 포스터, 폰트, 굿즈를 만들면서 다양한 작업을 했어요. 마음껏 해볼 수 있어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유스보이스와의 작업도 많잖아요?

대표적인 건 유스보이스 로고를 새롭게 만든 거예요. 유스보이스 로고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건 '나다움'이라는 키워드였어요. 하지만, 뭔가 규정된 형태는 아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설사 규정된 형태라도 무엇이든 들어와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미디어 창작도 포함되어 있으니, 어떤 생각이 번뜩 떠올랐을 때 강조되는 표시에 착안해서 만들었어요. 가운데 빈 공간이 있고, 그 외곽을 따옴표들을 펼쳐서 안에 어떤 아이콘이 들어와도 따옴표만 그리면 유스보이스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뜻깊었어요. 제가 활동한 곳의 로고를 리뉴얼해서 우선 흥미로웠고, 아주 마음에 들어요. 작업을 하면서도 여러 방면으로 확장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제가 만든 로고가 앞으로 어떻게 확장될지 기대되고, 유스보이스가 어떤 생명력을 부여해서 저 원 안에 어떤 것들을 채워갈지 기대됩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유스보이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지금처럼 청소년들을 너무 걱정하지 않고, 청소년을 온전히 믿고, 친구같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게 너무 좋았어요. 성과에 얽매이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청소년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청소년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평가하지 않고, 망해도 괜찮으니 하고 싶은 건 꼭 시도해보라고 말해주는 환경. 그런 게 청소년에게 필요한 환경이고, 앞으로 유스보이스가 꾸준히 지켜가야 할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전 11화 불투명한 미래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