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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Feb 15. 2021

쉼표의 시간 :
더 액터스 스튜디오

#PLACE 

무소식은ㅡ

무지랑을 기점으로 사람·커뮤니티·장소 등 주체적 청년 생태계 소식을 담아냅니다.

인지하지 못했던 당연한 것들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무소식 2 : 모든 시도는 언제나 환영이야!



올해 무중력지대 성북 '우리동네 무지랑'에 함께한 협력파트너 '더 액터스 스튜디오'는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입니다. 스튜디오와 더불어 연기 스터디를 운영하며 배우들이 서로 소통하고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배우 당사자로서 배우를 위한 공간을 직접 꾸려나가는 연우님을 소개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11년 차 배우 정연우입니다. 현재 더 액터스 스튜디오 대표로 있으며 배우와 영상 만드는 일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더 액터스 스튜디오는 어떤 공간인가요?


더 액터스 스튜디오는 한성대입구역 근처 배우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영화, 드라마 대본을 가지고 씬 촬영을 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오디션 준비를 하고, 배우들에게 명함과 같은 프로필 사진 촬영, 영상 포트폴리오 촬영, 영화를 만드는 작업까지 등등 배우 활동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거의 모든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 나가는 배우가 아니고서야 보통의 배우들은 촬영이나 공연을 한 달에 한 번도 못 나갈 때가 많습니다. 이 공백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생각했어요. 2년 전, 지금의 더 액터스 스튜디오를 만들게 됐습니다.


더 액터스 스튜디오의 특징적인 부분은 배우들끼리 자체적으로 사진 작업을 하고 영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은 사진작가, 촬영감독, 시나리오 작가 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작업이지만 저희는 연기 훈련 시간 외에 장비나 시나리오 공부 등 여러 가지 예체능에 관한 공부를 하며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로도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꾸려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사실 저한테 이 공간을 만든다는 건 도박이었습니다. 여유가 있어서 시작을 했다기보단 무일푼일 때 시작을 한 거라 보증금도 그렇고 공간에 들어가는 인테리어도 대부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구매를 했거든요. 혼자 구상하고 혼자 인테리어, 공사 등등을 하다 보니 당시엔 스트레스도 많고 무섭기도 했었습니다.


배우들의 모임은 많지만 어딜 가든 항상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느껴져서 그런 점을 보완해서 좀 더 전문적인 공간이 되고 싶어서 비싼 장비들을 많이 구매했어요. 사실 배우 모임 중에 전문 촬영장비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 없다 보니 내가 아쉽다고 느낀걸 제대로 만들어서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다 보니 비슷한 공간도 찾아보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공간의 이름을 뉴욕에 있는 배우 전문 스튜디오에서 따온 거라 적어도 그 공간이 어떻게 생겼고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어서 실제 뉴욕에 있는 ‘더 액터스 스튜디오’에 너희 공간을 체험하고 싶다며 무작정 찾아가서 구경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론 그때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도 많고 현재는 배우 일과 연출로써 성과물도 내게 되면서 반쯤은 성공한 도박이 되었네요.



올해 코로나 19가 있기도 했고, 혹은 공간을 운영하며 필연적으로 생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응해가고 있나요?


코로나가 심해지던 시기에 공간 자체를 쉬기로 하고 2주 정도 닫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공간을 운영한 지 1년 6개월 정도 되던 시기였는데 그동안 활동하면서 찍었던 영상들과 사진들을 정 리하면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점검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공간을 재계약하게 되면서 쉬는 기간 동안 멤버들끼리 모여서 페인트칠도 새로 하고 낡았던 것들을 벗어던지고 멤버들도 그동안 활동했던 것들을 뒤돌아 보면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나름대로 잘 이겨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참여 배우 모집 홍보 영상 https://youtu.be/StF7kGhPpqY


무지랑과 함께한 ‘무명 배우 프로필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무명 배우 프로필 만들기 프로젝트’는 프로필이 없거나 오래된 배우들에게 무료로 프로필 촬영을 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기존 배우 프로필 촬영은 보통 30~50 만원까지 꽤 나 비싼 금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로필 사진은 배우로 활동하기 위해 꼭 있어야 하 지만 이처럼 촬영 비용이 많이 들어 연극영화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거나 연극을 하고 있는 대학로 배우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해 이 프로젝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잘 난 것 같습니다.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스케줄을 맞추는 부분이었던 거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서 프로젝트 초반에는 본업 일이 없을 때야 프로젝트를 진행할 여유가 있었지만 막상 촬영을 해야 되는 시기에 닥쳐서는 여기저기 일이 많아져서 바쁜 배우분들과 스케줄을 맞추는데 힘들었거든요.


인상적이었던 건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촬영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분들, 관객으로 봤었던 공연에 나오는 배우분도 있어서 놀라기도 했어요. 그만큼 배우분들 상황이 안 좋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예체능 계열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항상 좋은 일만 생기는 경우는 잘 없어서 만나면 대부분 일적으로나 연기적으로 고민하고 아쉬워하는 부분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좀 더 배우들이 안정적으로 연기에만 집중해서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계기도 됐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이제 갓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신입생부터 10년 차 배우 선배님들까지 코로나 19로 큰 피해를 입은 업계 동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극 속에서 배우는 대부분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어떤 관계에 속해있습니다. 

배우의 틀에서 벗어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쉼표’ 같은 모임을 구상합니다.



앞으로 더 액터스 스튜디오가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나요?


현재 하고 있는 영화 제작 작업과, 배우로서 훈련, 프로필 사진 작업등은 꾸준히 유지해 나갈 예정이며 기획 중인 프로젝트는 쉬어가는 모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쉼표’라는 이름으로 구상 중인데 배우들은 항상 만나기 전에 뭔가를 준비해서 와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촬영 전에 대본을 외워서 오거나 사진 작업을 하기 전에 래퍼런스 사진을 찾고 포즈나 표정을 준비해서 온다거나 등등. 그러다 보니 매번 나올 때마다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을 보았습니다.

‘쉼표’는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를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모일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따로 준비할 거 없이 정해진 시간에 만나서 같이 영화를 즐기거나 희곡을 읽거나 영화 시나리오를 읽거나. 이런 것도 준비하기 귀찮아지면 그냥 사람끼리 만나서 서로의 직업과 일상에 관해서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예정입니다.

영화 속에서 배우는 배우로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어떤 직업(형사 라거나 학생이라거나)을 가지고 있거나 어떤 관계(누군가의 아들, 혹은 친구)에 속해있습니다. 배우들끼리 틀에 갇힌 채로 의논을 하는 거보다 영화를 좋아하는 일반인들과 모여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훨씬 더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고 배움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곳이길 원합니다. 그래서 상업적인 부분은 지양하며 순수하게 영화를 좋아하고 연기를 깊게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의 든든한 받침대 가 되길 바랍니다.




일러스트 가정책방

해당 인터뷰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영향으로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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