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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중력지대 성북 Feb 27. 2020

문화기획_
몸을 감각하며 나를 알아가기

커뮤니티학교:일상기술01 '요가아트'

2019년 한 해 동안 무중력지대 성북(무중력지대 성북@아리랑고개, 이하 무지랑)은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삶의 궤적을 그리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한해의 소중한 만남을 담아 이들 청년의 이야기가 모두의 경험이 되도록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다양성에서 배울 거리를 만드는 느슨한 유대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커뮤니티학교, 그중 요가로 몸과 마음을 연결시켰던 ‘동네요가클럽’의 요가아트 팀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참가자: 김은우, 이보아

관심/주제: 요가를 넘어선 움직임으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기

참여사업: 커뮤니티학교: 일상기술 01 동네요가클럽




“자유로운 움직임을 하자. 
전문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움직임을”
 

Q. ‘요가’와 ‘아트’가 결합한 팀 이름이 독특해요. 무엇을 하는 팀이고 어떻게 시작했나요?

보아: 김은우와 이보아, 이관헌. 이렇게 세 명의 배우로 구성된 팀이에요. 결성 당시 극단에 소속돼 있었지만 스스로 창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요가아트라는 팀을 구성해 셋이 뭉쳐 에너지를 발산하게 됐어요. 극단에 있을 때는 연출이 따로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팀이 되면서 주체적으로 창작할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은우: 처음 요가아트 팀이 생겼을 때 ‘청춘마이크’라는 길거리 공연에서 30분짜리 공연을 해야 했어요. 청춘마이크의 특성상 지루하지 않도록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아야 해서 게임 형식의 요가 동작 같은 요소들을 기획했지요. 요가가 정적이고 지루하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거든요. 요가도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고, 몸에서 나오는 느낌을 요가와 연결했을 때 재미있게 에너지 발산하는 걸 고려했어요. “자유로운 움직임을 하자, 우리 같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움직임”. 그런 걸 생각했어요. 



Q. 팀이 결성되고 나서 그간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은우: 공연 퍼포먼스 위주로 활동했어요. 여섯 번의 길거리 공연을 했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가 2019년 초에 다시 모여 팀을 재정비했죠. 때마침 무중력지대 성북에서 동네요가클럽에 대한 기획 및 운영을 제안해왔어요. 저희가 퍼포먼스 위주로 활동했지만 그간의 기획에서 염두에 뒀던 것 - 사람들과 공연을 목적에 두지 않고 움직이는 것, 안내하고 리드하는 것 – 을 해볼 수 있겠다 싶었죠. 자유로운 움직임의 방법으로 요가를 제시해볼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동네요가클럽을 계기로 실현하게 돼서 좋았어요. 


Q. 팀 내에서 각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궁금해요. 

보아: 은우는 아이디어와 기획, 정리 부분을 주로 해요. 관헌오빠는 저랑 은우가 아이디어를 내면 그 부분을 차분히 정리해서 팀을 리드하고요.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상호보완적인 면과 추진력, 지속력을 갖고 있어요. 원래 작업하던 극단 팀원들보다 더 편했던 건 감정 소모 없이 서로 수용력이 높아서였을 거예요. 수평적으로 모인 팀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어요. 작업하고 연습하면서 집중력이 무척 좋았어요. 


은우: 보아는 활동력과 추진력을 다 갖고 있어요. 회의를 하다가도 “이렇게 해보자” 하며 일어나서 직접 생각한 바를 보여주는 스타일이고, 공상하는 걸 즐겨서 평소에 아이디어를 잘 내요. 팀원들 간의 의견차가 있었지만 일단 존중하고 합의해나갔던 거 같아요. 그런 요소들이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데 더 주요했고요. 



Q. 무중력지대 성북과 함께 했던 동네요가클럽의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의도부터 알려주세요.

은우: 참가자들이 동네요가클럽에 와서 운동만 하고 가길 원하지 않았어요. 그보다는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의 연결에 대해 생각해보는 클래스가 되길 바랐어요. 건강에 대해 좀 다르게 접근해보는 거죠. ‘건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강압적으로 실천하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잠시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생활방식에 대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함께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과 머무는 공간을 걷고, 사람들과 연결하고, 모르는 사람 앞에서 이름이나 나이 같은 신상정보보다 취향을 공유하는 것. 이런 식의 활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느꼈어요.


Q. 동네요가클럽의 진행방식은 어땠나요?

은우: 동네요가클럽의 초반에는 몸을 깨우는 활동을 했어요.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어색함을 부수기 위해서였죠.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오픈된 상태로 요가를 충분히 한 다음 사바사나(바닥에 누워 팔과 다리를 늘어뜨려 충분히 몸을 이완하는 요가 동작으로 마무리했어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이뤄진 후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지요. 몸의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사람들의 대화가 더 편안하게 다가왔어요.


Q. 요가의 마지막에 항상 차담이 들어가는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보아: 몸을 움직일 때 떠오른 여러 생각을 마지막에 정리해주는 거예요.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구체화된 것들이 다음 회차에 만났을 무렵에는 실현될 것 같고, 그런 식으로 일상에서 만들고 싶은 습관에 대해 생각하게 되거든요. 차담은 자기 자신을 발전하게 하는 요소예요. 

은우: 차담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느꼈어요.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매우 좋아지는 거죠. 사람들에게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게 사회적으로 살아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 같아요.



Q. 동네요가클럽에서 즐거운 점과 힘들었던 점은 뭐였나요?

은우: 동네요가클럽을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려웠는데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상했던 기획이 실현될 때 짜릿했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 움직여줘서 감사하고 즐거웠죠. 팀원들이 바빠 연락이 잘 안 되던 순간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몰입할 수 있었어요.


보아: 새로운 공간과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요가만 가르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과정, 거기서 얻은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은우가 기획운영을 하고 나머지 팀원이 그걸 따라가는 입장이어서 힘들었던 순간도 있지만 그것도 좋은 추억이 됐어요.


Q. 동네요가클럽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시도해보고 싶은 게 생겼을까요?

은우: 좀 더 주도적으로 클래스를 만들어 사람들과 요가를 해보고 싶어 졌어요. 요가원에 취직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클래스를 개설하고 친한 사람들을 모아 요가를 해보고 싶어요. 스스로 클래스를 여는 건 과하고 힘에 부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전해보니 꼭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보아: 동네요가클럽을 하면서 저에 대해 다시 알아갔어요. 강사 일을 8년 가까이했지만 항상 나 스스로가 이 일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일하면서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가를 가르치며 빛이 나는 은우를 보면서 저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됐어요.



Q. 마지막으로 향후 어떤 팀이 되길 꿈꾸는지 들려주세요.

은우: 2~3년 후에도 동네요가클럽 같은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요가아트를 꿈꾸고 있어요. 자유로운 몸을 향한 과정을 가르치고, 그 과정에서 춤추는 활동이나 명상, 호흡 등을 쉽고 일상적인 활동으로 안내하고 싶어요. 요가아트 팀원들을 개개인이 바쁘다 보니 자주 모일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유지되면 좋겠어요. 많은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이 팀이 소중하거든요.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면서 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아: 요가아트 팀을 기록하는 영화를 찍고 싶어요. 저희가 만든 콘텐츠가 소중하거든요. 1년에 잠깐이라도 프로젝트를 만들어 서로에게 시너지를 줬으면 좋겠어요. 길거리 공연도 기회가 되면 시도해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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