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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진 Mar 22. 2022

씻으면 해결될 일들

혹시 말이죠


일이 끝났는데도 긴장했던 내 몸이 아직 휴식 모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계속해서 아드레날린을 뿜어대 긴장상태가 낮춰지지 않는다면


그래서 피곤함이 몸이 배어 버린 듯 지워지지 않는 느낌이라면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죄다 맵고  새빨간 음식들 뿐이라면


그 음식들을 먹고도 끊임없이 허기지고 불쾌한 포만감이 든다면


가족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래서 나도 모르게 신경질을 ! 내고는 뒤돌아  가슴을 다면 


밖에 나가고 싶은데, 밖에 나가기 싫다면


누가 오는 것도, 누굴 만나는 것도 다 귀찮다면


소화가 더디고 온 몸의 마디마디가 쑤신다면


눈알이 빠질 듯이 뻑뻑하게 느껴진다면


화장실 가는 것조차 몸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진다면 


멍하니 밖을 내다보다가 '왜 이러고 사나' 생각에 갑자기 울컥한다면


너무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지금 바로 따뜻한 물로 나를 씻어내자.  피곤함, 무기력함, 죄책감, 우울감을 모두 내려보내자. 반신욕이라면 더욱 좋다.  몸을 씻을 기력도 남지 않았다면, 따뜻한 물에 발만이라도 담그자.


 얕은 지식으로는 과학적인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경험에 비추어보면 물은 치유의 능력을 갖고 있다. 내 몸과 마음이 온전치 못하다고 느낄 때, 나는 물을 찾는다. 물을 마시고 물에 몸을 담근다. 그러고 나면 나를 둘러싼 어두운 기운이 조금 덜어진 것처럼 머리가 조금 가벼워진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제야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생긴다. 실제로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또한 규칙적인 목욕이 질병이 대한 대응력뿐만 아니라 체질도 단련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혹시, 만약, 지금, 너무나 지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당장 따뜻한 물 가까이 가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오늘 밤은 모두가 숙면을 취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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