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라 Apr 11. 2022

대만생활_스시로,아쌈밀크티,스얼궈,진산루로우판,쯔주찬

" 어떻게 죄다 먹는 사진뿐이지? "

                       가볍게 가는 8주차 이야기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8



대만스시로, 阿薩姆밀크티, 스얼궈石二鍋, 自助餐쯔주찬, 金仙魯肉飯진산루로우판


 Sushiro #대만스시로 #타이베이스시로



한국에서도 친구 남편이 사주어서 스시로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 날은 내 대만에서의 첫 스시로였다. 개인적으로 대만 초밥 프랜차이즈 중에 무난하게 갈만한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무조건 스시로를 말하고 싶다. 스시로만큼 적당하게 맛있는 곳이 잘 없음.... 

그리고 태블릿 메뉴판에 한국어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미니 언니는 스시로 가는 걸 진짜 좋아한다. 1. 대만 음식 아님. 2. 한글 메뉴판.

이날도 언니랑 인당 10 접시 + 라멘 + 후식을 먹었다. 한국에서는 이 정도가 평범한 거라고 느껴왔었는데, 대만 친구들이랑 스시로를 가게 되면 푸드파이터냐고 다들 놀라기 일쑤다. 대만 사람들은 정말 그 정도로 소식을 한다..... 뉴스에서 일본 젊은이들이 정말 음식 섭취를 안 한다는 내용을 봤었는데, 대만은 일본을 좋아하다 보니 식문화도 그렇게 닮아가나 보다. 스시로는 무한리필 물이 너무 좋다... 따뜻한 물...

우리 정도로 먹으면 대충 한 명당 한화 3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다.  



阿薩姆 대만편의점밀크티


이건 미니 언니가 추천해준 편의점 밀크티

반신반의하면서 먹었는데, 진짜 제일 맛있다. 최고...... 달긴 하지만 솔직히 가게에서 파는 밀크티보다는 당 함유량이 낮지 않을까 한다. 아쌈 밀크티가 이름인데 저 투박한 포장지와 허접한 일러스트에서 느껴지는 찐 고수의 맛... 기분 안 좋을 땐, 무조건 편의점에서 하나씩 슬쩍 사게 된다. 



경비아저씨가 택배가 왔다고 해서 받아보니... 로니가 보내준 선물이 들어있었다. 

허니버터 아몬드와 곤약젤리 같은 거랑 벌레퇴치제, 그리고 손선풍기. 

아무래도 내가 벼룩에 물렸던 게 마음이 쓰였나 보다. 아직도 벼룩에 물린 자국은 쉴 틈 없이 가렵지만 고마운 로니 덕분에 앞으로는 더는 물리지 않을 것 같다. Raid라고 적힌 저 퇴치제를 켜놓고 자면 된다고 한다. 이제부터 내 대만 필수품이다. � 

미니 언니도 내 벼룩 사건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써주었고, 회사 동료분들도 많이 걱정해주셨다. 해외에서는 한국인들끼리 끈끈해지는 무언가 있다. 다른 환경 덕분이겠지? 그렇다고 벼룩 덕분이라고 하기는 싫고....


스얼궈 石二鍋

수요일 저녁. 미니 언니랑 느긋하게 스얼궈를 먹으러 갔다. 역시나 스얼궈 어플에서 미리 예약을 해놔서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언제나 맛있는 스얼궈... 진짜 내용물 보면 별거 없는데 어쩜 이리 맛있을까. 또 먹고 나서 더부룩한 것도 아니고 진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다. 

스얼궈는 대만향이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 여행객들도 무리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회사에서 요새 주 6일을 일하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몸의 피로가 풀릴 틈이 없다. 금요일이 나에게는 가장 최악의 하루이다. 금요일 아침 눈을 뜨면 입에서 절로 험한 말이 나온다. 옛날 어머니 아버지 세대분들은 주 6일을 대체 어떻게 버텨온 것일까.... 존경스럽다. 그렇게 금요일을 버티고 토요일 아침이 오면 침대에서부터 토하고 싶다. 쨍하니 떠있는 해를 부숴버리고 싶고, 언제나 그렇듯 운행되고 있는 지하철을 박살내고 싶다. 평일 아침과는 다르게 앉아서 갈 수 있는 지하철 좌석도 괜히 꼴 보기 싫다. '나만 두고 지금 다들 집에서 쉬고 있다 이거지?' 하는 못된 마음과 함께. 




쯔주찬 自助餐

못된 마음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목요일 저녁. 모처럼 운동도 없고, 친구들과의 약속도 없고, 미니 언니와도 밥을 따로 먹기로 해서 쯔주찬팅에 왔다. 로니가 추천해준 식당인데, 꼬리꼬리 한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것을 보니 진또배기 로컬 식당이 틀림없었다. 

손님들은 대부분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그 덕분에 나도 편하게 한자리를 꿰차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채식 뷔페로 고기메뉴가 없었기에 몇 가지 음식만 포장하고 집에서 먹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밥 한공기도 추가하여 계산을 하려는데 너무 담은 것이 없어 가게 아주머니에게 조금 죄송스러웠다.... 그런데 다행히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맛있으면 다음에도 자주 와야겠다. 맛보다도 친절한 게 하루를 기분 좋게 하니까.



金仙魯肉飯 #排骨飯

오늘 내 저녁 만찬. 

사실 육개장(蝦皮샤피에서 구매)이랑 쯔주찬 반찬으로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오는 길에 파이 구판 맛집에 웬일로 줄이 짧길래 슬쩍 가서 하나 더 사보았다. 역시 맛집답게 푸짐한 구성, 짭조름하고 쫀득한 돼지갈비가 매일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排骨파이구(돼지갈비) 밑에는 滷肉루로우도 있어서 더 최고였다. 가격은 150twd 였던 것 같다. 밖에서 이렇게 먹어대면 한소리 들으니까 폭식하고 싶을 때는 무조건 집에서. 또 진짜 더 폭식하고 싶을 때는 술의 힘을 빌려서...

취한 척하면서 안주빨! 외치며 2차 3차 끊임없이 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맘껏 양껏 먹을 수 있게 해줘서 술을 좋아하나 보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만생활_대만미용실,수이모피자,아침식당,쯔린만두,루이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