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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May 13. 2023

기쁨의 화가~라울 뒤피의 눈으로...

취중 라울 뒤피 감상후기

6월부터 코로나로 인한 격리와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다는 소식이 있다. 드디어 코로나 종식 선언이 되려는 이 마당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안녕. 반가워~ 코로나는 처음이지?" 그렇게 어린이날을 포함한 7일간을  코로나와 함께 견뎌냈다. 몸도 마음도 우울감에 빠져 허우적댈 때, 만난 그림을 소개하고 싶다.


코로나 격리가 해제되고 난 토요일, 기쁨의 화가라고 불리는 라울 뒤피 전시회를 보러 예술의 전당으로 달려갔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이렇게 말한 라울 뒤피를 만나면 코로나로 우울한 나의 영혼과 육체가 미소로 가득 찰 것 같았다. 전시회를 같이 관람하게 된 미녀(미술관 여자)들과 뒤피를 만나고 밥을 먹느냐, 뒤피를 만나기 전에 밥을 먹느냐, 밥을 든든히 먹느냐, 간단히 먹느냐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보이는 파리크라상~


우리 그냥 저기 보이는 저곳으로 갑시다

라고 내가 외쳤다. 토론의 열기가 갑자기 식으며 미녀(미술관 여자)들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빵집인지 레스토랑인지 모를 그곳, 파리크라샹으로 들어갔다.


주문을 하고 돌아서는데, 한 미녀가 와인 한 병을 들고선 따로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몇 달 전 나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 600년전을 관람할 때 마셨던 와인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그 한 병을 채 다 마시기 전에 다른 미녀가 와인을 한 병 더 주문했다. 주문의 이유는 첫 번째 와인은 와인병 바닥에 장미문양이 있으며, 두 번째 와인은 뒤피가 사랑한 장미의 문양이 병 전면에 아로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나는 두 번째 취중 관람을 하게 되었다. 굳이 두 병이나 마신 핑계를 대자면, 라울뒤피가 어떤 샴페인 회사의 와인 라벨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다. 다른 미녀가 이렇게 말하며 취기를 돋우웠다. 

라울뒤피는 포도주와 예술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했으니, 오늘 라울뒤피를 보기 전 감상포인트에 와인을 접목시키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5명의 미녀(미술관 여자)가 두 병의 와인을 마시고, 취중관람을 하게 되었다.



그럼, 취중 감상 포인트 첫 번째 썰~


이것저것 다하는 뒤피를 만나다.


라울 뒤피의 초기 그림은 유화 느낌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 수채화 풍으로 바뀌더니, 난생처음 들어보는 과슈화라는 그림도 있었다. 역시 따뜻하고 친절한 미녀 한 분이 과슈화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불투명수채화라고~ 물을 쓴다는 점에서 수채물감과 비슷하지만 붓의 터치로 그림을 그리는 거라고.


그런데 조금 더 보고 있으니 판화, 텍스타일 디자인(원단, 패턴디자인), 테피스트리(여러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 디자인), 의상, 커튼 등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다. 일러스트가 있는 책방에 온 것 같기도 하고, 백화점 명품매장에 온 것 같기도 하고,  패브릭 소재의 가구와 커튼 등의 생활용품 점에 온 것 같기도 했다.


알고 보니 뒤피는 프랑스에 폴 푸아레라는 유명한 의상디자이너와 콜라보를 꽤나 오래 했던 모양이다. 그 디자이너와 협업한 작품들부터, 기욤 아폴리네르 어쩌고 하는 시인이 의뢰한 삽화까지..다채로운 눈요기가 되었다.

프랑스 폴 푸아레

아쉽게도 사진은 없다. 그냥 내 눈에 담기로 했다. 그저 행복하니까...뒤피는 다하는 예술가다. 눈에 담기도 바쁠 정도로..




취중 감상 포인트 두 번째 썰~


파란 눈의 야수 뒤피를 만나다.


라울 뒤피의 작품에는 유독 파랑이 많다. 뒤피는 파랑을 사랑했나 보다. 흔히 뒤피를 야수주의로 말하는데, 야수주의가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색을 야수처럼 강하게 쓴다는 의미라고 말하고 싶다.(나무위키왈~) 당연히 좋은 말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뭐든 처음 나오면 비꼬고 무시하고 보는 건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심리인가 보다.


야수파들은 그들만의 눈이 있는 것 같다. 숲을 보면 녹색을 떠올려야 하는데 거기서 노랑을 본다던가. 마치 압생트를 마신 고흐처럼 말이다. 야수파의 대표적 인물은 앙리 마티스라는데, 라울 뒤피도 마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고흐가 노랑을 썼다면, 라울 뒤피는 파랑을 많이 썼다. 처음 전시관 들어가자마자. 파란 배경의 라울뒤피의 부인 초상화가 보였다. 뒤피의 아뜰리에가 파란색이어서 그런지, 부인 초상화의 배경도 파란색이다. 또 굳이 뒤피의 파랑사랑 썰을 풀자면, 그가 14살 때, 커피수입회사에서 사무원으로 일할때, 사무실 창문너머로 보인 바다를 포인트로 들고 싶다. 뒤피가 따뜻한 남프랑스에서 살아서 그런지, 그의 그림을 보면 어딘가 따사로운 여행을 가고 싶은 느낌이 든다.


누군가 뒤피에게 왜 그렇게 파랑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파란색은 고유한 개성을 가진 유일한 색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갑자기 페이메르가 썼다는 라피스 라줄리가 생각난다. 페이메르때 파랑은 비싼 이미지로 나를 매료시켰다면, 지금의 뒤피는 수채물감 파랑으로 나를 기쁘게 한다.



취중 감상 포인트 세 번째 썰~  


리듬감으로  뒤피를 느끼다


프랑스에서 코로나 때 라울뒤피의 전시회가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때, 프랑스에서는 색의 중독이라는 타이틀로 전시회를 했던데.. 우리나라에서는 색의 선율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나는 과연 뒤피의 그림을 보면서 선율을 느낄 수 있을까? 다행히 와인도 마셨겠다. 음악도 흐르겠다. 뒤피의 그림에 악기, 오케스트라도 등장하겠다. 자연스럽게 뒤피의 선율을 느꼈다.



뒤피 아버지가 음악,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형제들도 음악가, 화가로 활동해서 그런지 그의 그림에는 바이올린 같은 악기도 나오고, 모차르트, 바흐, 드뷔시 등의 음악가도 떠오른다.


전기의 요정



취중 감상 포인트 마지막 썰~



내 삶 속에서 힘 뺀 장면을 느끼다


뒤피의 그림은

대충 그린 거 같기도

못 그린 거 같기도

막 그린 거 같기도

낙서 같기도


뒤피스런 그림의 이런 장면을 나의 삶에서도 찾아보련다.


너무 각잡지 말고

툭 던지듯

슬쩍 터치 한번 하고 빠지고

더 잘할 수 있어도 여기까지 발 빼고

적당히 힘 빼자


내 삶에서 뒤피의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가면 나도 뒤피처럼 삶을 향해 미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하루 도슨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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