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숲

나무가 범람하면 숲이 되는가

by 느루

수풀이 넘쳐나 숲이 되는 줄 알았는데

나무가 범람하여 산이 되었다

수풀과 나무들이 조금씩만 비켜서면 나도 산에 들어갈 수 있는데

커다란 나무들만 가득 차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야속하기보다는 서러움이 흘러나온다

나무들이야 서러움을 이해 못 하겠지

오롯이 감당해야 할 내 몫이니까

그럼에도 끝까지 버티고 서서

틈을 노리면 작은 공간이 나온다

그때,

빠르게 들어가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리고 낯짝두껍게 본래 내 자리인 것처럼 행동해야겠지


어느 날은 사랑인 줄 알았다

사랑해서 이해가 되고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가 커져 알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고 알이 커지다가

조금씩 껍질의 틈이 보였다

나무들 사이에 서서 눈만 움직여 바라보기만 했는데

껍질이 길게 갈라졌다

껍질이 갈라지며 새로 나온 사랑은 어느새

날개가 생겨 새로운 사랑을 전해주러 날아가버렸다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눈물이 났다

눈물을 보이고 있으니 옆에 있던 나무들이 나뭇잎으로 나를 달래주었다

그 온기에 쓸쓸함은 사라지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다

다시 사랑을 만들어나갈 힘이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