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토일.
회사-집-회사-집을 반복하던 시기에는 맨날 보는 사람들만 주야장천 만났고 우연한 만남 따위는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늘 똑같은 풍경을 살아가서 지겹다고만 생각한 나날들도 있었다.
월화수목금토일.
공방-집-외부 어딘가를 반복하는 최근에는 신기하리만큼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고 인연이 이어지는 것을 느낀다. 비슷비슷한 풍경을 사는 것은 비슷하고, 그래서 지겨운 날들도 있지만 차이점을 꼽자면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들이 이어진다는 것일까.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내려갔던 남쪽 섬 제주,
내가 좋아하는 동네 종달리,
친구가 예약했던 달집 게스트하우스,
그곳에서 만난 사람으로 이어지게 되는 인연 같은 것.
친구와 함께 차도 없이 도착한 캄캄한 종달리에서 근처 피시방이 어디 있냐를 물어보는 내게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흔쾌히 본인의 컴퓨터를 빌려주셨다. 말도 없이 제주도로 내려온 탓에 원고 수정 건을 중간에 받아 들고 발을 동동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늦은 밤 숙소에 도착해서 어디 가서 이 작업을 해야 하나 계속 고민 중이었다. 다행이다 하며 마음을 쓸어내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이러저러한 캔들 관련 작업을 하고 있고, 책 작업도 진행 중이라는 말을 덧붙였더니 본인도 출판 관련 일을 함께 하고 있다고 반색하며 좋아하시는 거다.
심지어 본인도 캔들 관련 책을 편집한 적이 있다며 소개도 시켜주셨다.
이런 인연이 있다니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거푸 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선물로 책을 받기도 하고 다음날에는 차를 얻어 타고 수국이 활짝 핀 해안도로도 구경하고 다음에 책이 나오게 되면 꼭 연락드리겠다는 약속도 드렸다.
책이 나왔고, 문득 기억이 난 김에 블로그에 짧게 안부를 남겼다.
그리고 또 잊고 있던 시간들을 지나
어느 날의 청계광장.
성북동 공방 사람들과 다 함께 나간 외부 마켓에서 공방 명함을 유심히 바라보던 누군가와 눈이 맞았는데
어머 맙소사. 달집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그 뒤로 첫 서울 방문이었는데, 우연히 구경하던 마켓에서 익숙한 이름의 명함을 발견해서 바라보고 있었다며 환하게 웃음을 주셨다. 반가움에 정신없는 인사를 나누고 게스트하우스에 스태프로 있던 분과 만들었다는 제주 컬러링 북을 선물 받았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며 책 두 권을 나란히 놓으니 뭔가 신기하고 이상한 기분이다.
인연이란 그런 걸까?
착하고 예쁘게 잘 살아야지.
짧게 스친 사람들에게도 예쁘게 남아야지 하고 천천히 되새김질하게 만들었던
햇빛 쨍하던 어느 날의 청계광장
"제주 컬러링 투어"와 "마이 캔들 스토리"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으로 인해 이렇게 연결되고 이어지는 인연이 있다는 것이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