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되었을까,
아니 시작은 조금 더 일렀다.
마미공방에서는 캔들 외에도 말린 드라이플라워를 이용한 마음을 담는 선물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 캔들 재료로 말리기 시작한 드라이플라워의 양이 많아져 다른 용도로도 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인데 생각보다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원목 액자에 드라이플라워와 손글씨를 함께 쓰는 것이었다.
어느 날, 이 액자를 주문한 사람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은 터라 누군지 기억도 일일이 다 못하지만 아무튼 액자를 주문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초청을 받아 나간 덕수궁의 어느 마켓에서 어떤 분이 유모차를 끌고 다가오더니 '저 마미공방 아는데, 혹시 그 마미공방인가요?' 하고 물었다.
웃으면서 혹시 아시나요? 주문을 하셨었나요? 하니 액자를 주문했고 다행히 너무 좋은 선물이 되어서 기억하고 있다고 본인이 맞냐고 반가워하셔서 즐겁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블로그도 구독 중이라고 잘 보고 있다고 하셔서 그렇구나 하고 더 반가워하고 그 뒤로 댓글 몇 개도 주고받고 했던 것 같다.
늘 그렇지만 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 어렵고 잘 다가가지 못하는 편이라 고맙다 감사하다 하면서도 일일이 챙기지 못하고 그저 마음속으로 너무 감사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 지나가고 만다. 참 모자란 사람이다.
그랬는데, 어느 날 카톡이 왔다. 블로그로 보고 있다, 그때 광화문 쪽에서 뵈었다 하길래 아 그분이시구나 하고 생각이 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먼저 인사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생각하고 아우 나 또 사람을 못 챙겼구나 너무 죄송하다 하는 반성도 했다.
블로그를 봤는데 여행용 캔들을 사야겠다고 해서 몇 가지 안내를 드리고 주문을 도와드렸다. 아마 도쿄에서 밤에 캔들을 신나게 썼다고 자랑한 내 여행기를 블로그에서 보셨구나 하고 좋은 여행이 되면 좋겠다 하고 넘겨짚었는데, 어느 밤늦은 시간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안내받게 되었다.
예상과 달리 아직 여행은 좀 남은 일이었고,
내 여유가 부러웠던 것 같다는 솔직한 마음이 담겨있는 글이었다.
나에게 산 것은 캔들이 아니라 내가 도쿄에서 즐긴 그 밤의 여유였을지도 모르겠다고. 너무 갖고 싶었던 그런 여유로운 시간과 캔들을 사고 나서 무척 행복했다고. 이야기가 있는 마미공방이라 더 좋았다고. 그런 솔직한 마음이 가득 담긴 글에 이런저런 생각이 깊은 밤을 보냈다.
아마 아직 아기가 어린 탓에 혼자 즐기는 여유로운 밤 같은 건 아직 힘든 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찰나의 시간이라도 여유를 선사하면 좋겠다.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늘 반복되는 시간이 조금 지루하던 날이었고, 해도 티가 안나는 것 같은 일들에 지쳐있기도 했고 밥벌이는 언제 할 거냐는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그래도 누군가는 나를 기억해주고, 내 일상을 부러워해주기도 하고, 내가 만든 작은 것으로 여유를 찾기도 한다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