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말해서 입이 닳을 것도 같지만 오키나와엔 공방도 카페도 음식점도 술집도 오픈 시간이 부정확하거나 불시에 닫는 경우가 많아 늘 헛발질을 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공방이라고 찾은 곳은 오직 여기.
유리공예를 하고 있는 히즈키(日月) 공방이었다.
지도상으론 아주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근처 공터에 차를 대고는 천천히 걸어서 찾아갔는데, 곧 도착한 차 한 대가 입구 아주 가까이 바짝 주차해버려 앞 공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아쉬워.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그대로 작은 공간의 공방은 각종 유리제품들로 가득했다.
공간 앞쪽엔 유리 돌멩이들이 가득이었는데, 이것조차 너무 예뻐서 사 오고 싶었다. 요 돌멩이들은 무게를 재서 가격을 책정한다고 한다. 독특한 컵이나 유리용기, 접시나 보관함 같은 아이템들이 많았지만 이 공방의 시그니처는 바로 물방울 형태의 화병.
공방들이 그러겠지만 눈에 보이는 제품들이 모두 하나씩. 비슷하거나 똑같은 것들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저는 파란색에 요런 무늬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 혹은 이런 형태인데 이거 말고 느낌이 저쪽 비슷한 것은 있을까요? 하는 나의 질문은 모두 죄송합니다. 오직 이것뿐이에요.로 점철되었다.
결정장애가 있는 나는 이것저것 손에 쥐었다 놓았다 들었다를 반복하다 결국 위 사진의 두 번째의 아이로 낙찰. 이것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해주니 어떤 부분을 주의해서 체크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이 불량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또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덧붙여 손으로 만드는 것들이라 불량이 생길 수도 있으니 포인트를 주의해서 보아 달라고 하셨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다라고 말해주시고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어 남기면, 약간 파란빛이 도는 병들이 있어서 그 컬러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작은 물방울무늬가 조금씩 박혀있는 디자인으로 사고 싶었지만.. 원하는 컬러는 제품이 더 극소수라 그런 무늬는 없다고 하셨다. 아쉬워.
물을 담고 식물을 하나 꽂으면 예쁜 화병입니다.라고 말해주셨는데 성북동 공방으로 온 물방울 화병은 틸란시아를 하나 머금고 있다. 왠지 자꾸 이 디스플레이가 생각나며 화병 쓸쓸하게 왜 하나만 사 왔을까, 세 개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 참 아쉽네.